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영유아기 발달 지연 의심해야 하는 증상은?

대근육·소근육 발달, 언어발달, 인지발달 등 검사
까치발 보행, 12개월까지 못 앉으면 발달 평가 받아봐야
장애 진단 없이 발달지연 아동 지원하는 '발달재활바우처' 제도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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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이수진(가명·32) 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31개월 딸의 말이 늦은 편인 것 같아 요즘 근심이 많다. A씨는 "엄마, 아빠, 맘마와 같은 기본적인 단어는 말하지만 또래 아이와 달리 단어를 연결해서 말을 하진 않는다"며 "원하는 물건이 있을 때도 말로 하지 않고 손가락질로 요구해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영유아가 발달 지연이 의심될 경우 어떤 검사를 받게 될까? 일반적으로 대근육, 소근육, 인지, 언어 분야 검사를 실시한다. 국가에서 하는 영유아 검진상 이상 소견이 있으면 심화평가를 권고받게 된다.

◆발달 지연이 의심될 경우 실시하는 검사

영유아기 성장, 발달 지연이 의심될 경우 대근육 발달과 소근육 발달에 대해 자세히 검사하게 된다. 특히 18개월부터는 언어발달, 30개월부터는 인지발달을 더 적극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

종합발달평가는 베일리 평가 및 DDST(덴버발달선별검사), 대근육평가는 GMFM(대동작 기능 평가도구), 소근육 평가는 손기능 검사, 일상생활동작 검사를 시행한다.

대근육 발달에는 필수 단계와 비필수 단계가 있다.

성인의 걷기에서 필요한 자세는 '필수 단계', 그렇지 않은 단계는 '비필수 단계'로 본다. 즉 6개월에 앉고 10개월에 서고, 12개월(~18개월)에 걷는 건 필수 단계이다. 하지만 배밀이나 네발 기기 등을 건너뛴다고 해도 문제 될 건 없다.

대근육 발달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크게 ▷근육의 긴장이 올라가는 '경직형'과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는 '저긴장형'이 있다.

경직형일 경우에는 주로 중추신경계 질환일 가능성이 있어서 머리 MRI를 필수적으로 진행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소견은 뇌실주위백질연화증(PVL)이다.

민유선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재활의학과 교수는 "또한 저긴장형일 경우에는 유전적 요인을 감별하기 위해 염색체 검사, 유전자 검사 및 대사이상검사 등을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근육과 신경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근전도 검사를 시행한다"며 "특히 까치발 보행을 하거나, 12개월까지 앉지 못하거나, 24개월까지 걷지 못할 때는 병원에서 발달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소근육 발달 단계

어려울 수 있지만, 소근육 발달은 규칙이 있고 발달 순서가 있다. 손을 크게 움직이는 동작부터 미세하게 움직이는 근육으로 발달한다.

처음에는 아기가 손을 꽉 쥐고 있는 자세로 태어난다. 이렇게 손 근육 전체를 다 사용해서 잡지만, 나중에는 콩이나 머리카락 같은 작은 물체도 손가락 끝의 힘을 미세하게 조절해서 잡게 된다.

특히 엄지손가락이 주먹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thumb in palm)에는 유심히 봐야 한다.

엄지는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APB라는 근육이 굉장히 중요한데, 엄지손가락이 주먹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는 바깥쪽으로 벌어지게 하는 근육과 안쪽으로 오므려 주는 근육의 밸런스가 깨져서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럴 경우에는 손목, 발꿈치, 발목 등에 건반사 등을 시행해서 전신에 경직이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민 교수는 "18개월 이전에 한 손을 쓰는 경우는 좋지 않다. 양손이 보통 함께 발달하는데, 한 손만 주로 쓰는 건 반대 손은 발달이 지연되고 있다는 증상일 수도 있으니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언어발달 단계

언어발달은 12개월에 한 단어, 24개월에 두 단어, 36개월에 세 단어를 연결하는 것을 기준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단모음만 내거나, '엄마마마마 빠빠빠'와 같이 불특정 대상을 보고 소리를 내다가, 그 이후 엄마를 보고 '음마'라는 식으로 소리 내는 걸 '의미 있는 한 단어'라고 한다.

보통은 12개월에 초어(한 단어)가 나오게 되는데, 18개월까지 단(單) 단어 발화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언어발달지연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언어발달이 지연되는 아이들 중 호명 반응, 눈 맞춤, 공동 주시가 안될 경우에는 단순 언어발달이 아니라 인지 혹은 사회성 발달의 문제가 동반된 것이 아닌지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발달지연 치료에 대한 정부 지원

소아는 자라면서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섣불리 장애 진단을 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장애 진단을 하지 않고도 발달지연이 의심되는 만 6세 미만의 아동에게 '발달재활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소득에 따라 14만원에서 22만원까지 매달 치료비가 지급되고, 치료를 받고 난 후 바우처로 결제하면 일정 부분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 바우처 신청을 위해서는 발달평가를 제출해야 하니 가까운 병원에 가서 검사 후 행정복지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민유선 교수
민유선 교수

발달검사 비용은 소득에 따라 최대 10만원까지 지원이 되니 활용하면 된다.

민 교수는 "소아 복지제도를 알아보고자 할 경우 지역 장애인 보건의료센터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발달 지연과 관련해 재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니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부모님들은 이 모든 걸 홀로 감당하지 마시고, 병원부터 국가까지 발달 지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니 함께 잘 치료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민유선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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