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정율성 기념사업’ 고집은 대한민국 정체성에 대한 위협

국가보훈부가 광주광역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기존 사업에 대해서도 시정조치하라고 권고했다. 광주시는 더 이상 고집 부리지 말고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전국적인 반대 속에서도 '정율성 기념사업'을 고집하는 측은 경남 통영에 윤이상 기념관이 있고, 밀양에 김원봉 공원이 있는데 왜 광주만 문제 삼느냐고 반발한다. 하지만 이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작곡가 윤이상은 정율성처럼 프로파간다 음악(선전 음악)을 한 인물이 아니라 세계 수준의 예술 음악을 한 사람이다. 밀양의 기념공원 역시 김원봉이 주축이 돼 활동했던 의열단을 기념하는 '의열기념공원'이지 김원봉 개인을 기념하는 공원이 아니다. 이에 반해 정율성은 중공군과 북한 인민군 사기를 북돋운 군가를 작곡했고, 6·25 남침에 직접 참여해 북한군을 응원한 인물이다. 정율성을 띄우려고 애를 썼던 문재인 정부조차 그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주지 못했다. 독립운동을 했다는 객관적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고, 북한 정권을 위해 일한 행적만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가의 제1 임무는 외부로부터 국민과 영토와 주권을 지키고, 내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국가 정체성 또는 국민의 이성적 행동 기준이 무너지면 그 국가는 허깨비나 다름없다. '정율성 기념사업'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 영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다.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의 소소한 기념사업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신을 위협하는 도전인 셈이다.

광주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율성 기념공원 반대를 호남 차별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천부당만부당한 생각이다. 이런 말들은 광주와 호남을 방패로 정율성 기념공원을 강행하려는 사람들의 '프로파간다'에 다름 아니다. 뼛속까지 공산주의자, 한반도 통일을 방해한 중공군의 대표 군가를 작곡한 사람, 6·25 때 북한군 나팔수로 참전한 자를 기념하는 것이 '광주 정신'일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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