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이 들려주는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하지 않은 이야기다. 최준영 작가는 20여 년 노숙인과 함께 했다. 그래서 이야기는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논픽션으로 다가온다. 최 작가가 만난 이들 대부분은 인생의 어느 문턱에서 주저 앉아 길을 잃었거나 길을 잃은 채 홀로 남겨진 이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저자는 곁을 내어주고 어깨를 내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핍진한 삶을 기록해왔다.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가난한 사람이다.
거리의 삶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 김 씨의 장례식에서 온 사람들이 내놓은 꼬깃꼬깃한 130만원 앞에 눈시울이 붉혀진다. 거리에서 빼앗길세라 바짓단 안쪽에 넣은 뒤 박음질해 두었던 돈, 생의 최후의 순간에 이르기 전에는 절대 꺼내 쓰지 않겠노라 다짐한 돈이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가난하다고 마음까지 가난하지 않다'는 말을 되새기게 된다. 물질적인 궁핍으로 몸은 괴로울 수 있어도 마음이 괴로운 건 상대적인 감정이다. 최 작가가 만난 이들의 이야기가 결코 가난하지 않은 이유다. 236쪽,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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