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행복을 구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문구가 내가 이 책을 펼치게 된 이유와 같았다.
직장인이 되어 스스로 생계유지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 이후, 앞으로는 대학입시나 취업처럼 어떤 한 가지 일에 과하게 매몰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어쩌면 당연하게도 나는 아직 정답을 찾지 못했다. 아직 나에게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확히 정의하지 못했고, 가끔 마주하는 짧은 행복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저 흘러 지나갈 뿐 앞으로의 이정표가 되어주지는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무엇이 행복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을 때쯤 우연히 눈에 들어오게 된 책이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이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을 쓴 김형석 작가는 1920년에 태어난 무려 103세의 철학자이자 수필가이다. 유관순 열사가 길거리로 나가 태극기를 흔들던 3·1 운동이 일어난 다음 해에 태어나,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을 받고, 윤동주 시인과 함께 공부한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김형석 작가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광복을 맞이하기도 전인 1943년 철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1954년부터 1985년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30여 년간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1985년 이후부터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로 지내며 강의와 작품활동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 김형석 작가는 20세기 대한민국 최고 지성인 중 한 사람이라 칭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인생과 행복에 대해 오랜, 그리고 깊은 고찰을 했을 작가는 행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에서 작가는 "행복은 하루하루의 진실하고 값있는 삶의 내용으로 주어지는 것"(23쪽)이라고 말했다. 소유, 욕망, 환상으로 행복은 채워지지 않고, 봉사, 성실, 노력, 성장, 사랑 등 가치 있는 것들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도 내가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행복이 머무는 곳은 언제나 현재뿐이다. 지금 여기에 있는 행복이 행복이다." (16쪽)
"행복을 목적으로 삼고 인생이 그 행복을 향해 날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성장과 노력의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아 누려야 한다." (21쪽)
혹시 나도 막연한 미래의 행복을 상상만 하며 현재에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놓치지 않았을까. 그리고 목표에 다다르는 과정과 노력 속에서도 나는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행복에 대한 사고의 폭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생각이 누군가에게는 정답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행복은 결국 개인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느낌이고, 같은 상황에서도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작가의 다양한 지식과 깊은 경험을 담은 이 책은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나가는 데에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분은 행복하신가요?'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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