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사피엔스의 몸

김성규 지음/ 책이라는 신화 펴냄

신간 '사피엔스의 몸'은 죽음심리학과 영화비평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성규 동국대 교수가 펴낸 인문교양서다.

인간의 몸을 생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익숙한 우리에게, 지은이는 인문교양학적으로 우리의 몸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문학, 신화를 넘나들며 인간의 몸으로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이 책에는 그가 인간의 몸과 나눈 특별한 대화들이 담겼다. 인간은 왜 동물과 다른 눈·코·입을 지녔는지, 몸은 어떤 쾌락과 욕망을 추구하는지, 몸은 무엇으로 이뤄졌으며 그 구조와 성질은 인간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몸에게 끝없이 질문한다.

몸 역시 인간에게 질문한다. 인간은 왜 아름답고 추한 몸을 나누는지, 타인의 몸을 고통스럽게 하고 차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질병과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독자들은 이 대화들을 읽으며 가장 인간다운 몸이란 무엇이며, 나와 타인의 몸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알아가게 된다.

책은 총 13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에서는 영장류와 인간의 미세한 DNA 차이가 인류사를 어떻게 바꿨는지, 얼굴의 진화 메커니즘을 살핀다. 2장에서는 8등신과 하얀 피부를 향한 욕망이 어떤 잔혹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또한 5장은 인종차별과 혐오를 중심으로 우월함의 오만이 초래한 슬픈 역사를, 6장은 인종주의와 낙인을 주제로 공존과 공생을 말한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으로 편리함을 추구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피는 10장, 인공 장기로 내 몸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13장도 흥미롭다.

이 책은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해서 잊고 살지만 오늘도 나를 살아있게 하는 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나아가 몸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철학적인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한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라'는 강요가 아닌, 인간적인 몸을 대하는 태도를 고민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몸에 대한 경이로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344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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