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부총질 이준석 제명해야"→李 "말도 안 되는 내용 길게 쓰고 자빠졌죠"

安 "해당 행위 저지른 이준석, 당 윤리위에 고발하겠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에서 김태우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을 제명해야 한다는 안철수 의원 주장에 "말도 안 되는 내용 길게 쓰고 자빠졌죠?"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안 의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 중 '지X하고 자빠졌죠'라고 한 발언을 끄집어내 받아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의원의 앞선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이같이 적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부총질 이준석을 제명하고, 합리적인 세력과의 확장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번 선거 패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내년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 두 가지의 혁신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당 내부 전열 정비 ▷당 외연 확장 ▷중진 수도권 험지 출마론이 과연 경쟁력 있는 지 살펴보는 것 등을 내년 총선 승리 요건으로 꼽았다.

안 의원은 먼저 "그동안 오직 소속된 당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비판해온 정치인을 다시 징계해야 한다. 당이 옳은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 쓴소리를 하는 정치인과 본인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해 당을 비판하는 정치인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를 거론하며 "당 윤리위에 강서구 선거에서 이준석이 저지른 해당 행위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준석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강서구청장 선거가 어렵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와중에, 조금이라도 당을 도와주기는커녕 비판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심지어 그는 10월 10일 이른 아침 모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 10월 9일 저녁 강서구 지원 유세에서 안철수 의원이 'XX하고 자빠졌죠'라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막말로 비판해 선거를 망쳤다며, 선거 패배의 책임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다음으로 크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안 의원은 "진실은 제가 유세 도중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 한 분께서 저를 향해 '지X하고 자빠졌네, 개X끼'라며 욕설을 퍼부었고, 저는 과열된 현장에서 우리 당에 비판적인 시민이 던진 욕설로 생각해서, 'XX하고 자빠졌지요? 하하하'라고 유머로 승화시킨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은 동영상에 그대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지만 인터넷에서는 한 시민이 말한 'XX하고 자빠졌네, XX끼'라는 저질 막말 부분만 삭제하고 제가 유머로 말했던 부분만 악의적으로 편집한 편집본을 돌렸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이 통상적인 수법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정작 가짜뉴스 1보를 생산한 것은 이준석이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20~30대 청년을 대변해 새 정치를 하겠다던 이준석이 가짜 편집본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 저를 공격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니, 과거 성접대 사건이 우연한 실수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2일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 웅지관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안철수 의원실은 안 의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 중 내놨던 '지X하고 자빠졌죠'라는 거친 언사에 대해 "시민 욕설을 유머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안 의원 측은 "진영논리를 떠나 합리적인 국민들께서 유머인지 막말인지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며 유세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보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이준석 전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안 의원이) 갑자기 유세차에서 진교훈 후보를 디스한다고 'XX하고 자빠졌죠'라고 했다"며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시 "막말을 한 안 의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