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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삼성상회 문 언제 여나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내 삼성상회 건물과 제일모직기념관 개관이 7년째 연기되면서 대구 시민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삼성창조캠퍼스 내 삼성상회는 오늘날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옛 상회 건물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이병철 전 회장의 집무실과 접견실, 숙직실, 구식 전화기, 국수 기계 등 옛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2016년 삼성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조성했지만 개관은 차일피일 연기됐다. 삼성창조캠퍼스는 조성 당시 삼성의 옛 모습과 역사·철학을 간직한 기념 공원이자 대구의 자랑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은 그저 평범한 공원 또는 식당가 같은 분위기를 풍길 뿐이다.

삼성은 가난과 전쟁의 폐허에서 경제 강국 신화를 이룩한 대한민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기업이다. 삼성이 대구에서 출발했음을 그 어떤 스토리보다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건물이 삼성상회 건물과 제일모직, 여공 기숙사 등이다. 청년들에게는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상징이고, 노년층에게는 피땀 흘려 대한민국을 건설하던 날들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불굴의 한국 정신을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건물이고, 가난한 나라에 도전 정신을 심어줄 수 있는 모델이다.

삼성창조캠퍼스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은 중구 인교동에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생가가 있고, 인교동 삼성상회 터에는 옛 삼성상회 4층 건물을 축소한 청동 조형물도 있다. 대구시 북구청은 삼성창조캠퍼스를 바탕으로 2021년부터 일대에 '경제신화도보길' 관광 코스를 운영 중이다. 중구청은 근대골목 투어 코스에 중구 인교동 삼성상회 터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삼성의 옛 모습을 재현한 주요 기념 건물들이 미개관 상태이다 보니 관광 해설사가 아무리 재미있게 설명해도 감동과 흥미는 희미할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은 속히 삼성창조캠퍼스 내 여러 기념관 건물들을 개관해야 한다. 대구시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서 삼성의 철학과 도전 정신을 세계인들에게 널리 전파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생생한 교육 현장으로서 대구삼성창조캠퍼스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구가 삼성의 모태 도시라는 점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만으로도 대구시에는 큰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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