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본 투표가 진행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7%포인트 큰 격차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큰 위기에 몰렸던 민주당은 기세등등해져 "불통, 독선으로 얼룩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질책이었다"면서 여권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여당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참패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과거 승리에 취해 자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을 누르자 여권 전체가 지나친 낙관론에 빠졌다. 이로 인해 오판이 속출했다.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로 구청장직을 잃었던 김 후보를 대통령 특별사면을 통해 재투입하는 무리수를 두면서 윤 대통령을 선거판에 끌어들였다. 구청장 선거에 여당 지도부는 물론, 현역 의원 절대다수를 투입시키면서 필요 이상으로 선거판을 키웠고 결국 이런 모습들은 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민심을 읽는 데도 실패했다. 12일 사퇴하기는 했지만 주식 파킹 의혹 등을 일으켰던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 여당 내에서조차 "안 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고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명쾌한 해명은커녕, 청문회장을 빠져나와 '줄행랑'을 쳤다는 논란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여당 지도부의 강력한 지명 철회 요구는 들리지 않았고 대통령실의 움직임도 굼뜨기만 했다. 이번 보선 참패를 예견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진정한 정권교체의 의미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총선 패배는 물론이고 윤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질지도 모를 위기로 치닫고 있다. 리더십 부재라는 지적을 양산해 온 지금의 김기현 체제로는 어렵다는 것이 보수 정당 지지층의 우려다. 비대위를 포함해 여당의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 대통령실도 성찰하면서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을 직시하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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