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바다미술제가 부산 일광해수욕장 일원에서 14일 막을 올린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를 주제로 한 이번 미술제에는 20개국 31팀(43명)이 참가하며, 그리스 출신의 기획자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Irini Papadimitriou)가 전시감독을 맡았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우리가 바다를 창의성과 협력의 공간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예술적 접근과 방법론으로 해양 생태계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이번 바다미술제는 생존의 필수적 근원이자, 동시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착취하고 의존하는 거대한 산업으로써의 바다에 관심을 갖고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일광해수욕장 백사장을 비롯해 일광천, 강송정 공원 등 외부공간과 (구)일광교회, 신당 옆 창고와 해수욕장 중앙에 위치한 주택의 2023바다미술제 실험실 등 세 개의 실내 공간을 활용한다.
주요 작품을 살펴보면, 일광해수욕장 끝자락 데크 산책로에는 인도네시아 출신의 아리 바유아지(Ari Bayuaji)의 작품이 설치됐다. 그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섬유미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에는 부산의 해안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조각들을 이용해 수천 가닥의 플라스틱 천을 엮어, 해양 오염과 같은 환경 문제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해양 생태계 파괴 등의 경과를 보여준다.
일광천 옆에 자리한 강송정 공원에는 윤필남의 '심해의 명상'이 전시된다. 바다와 해양 생태계, 사람과의 공생 관계를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대나무로 틀을 만들고 천을 덮어 깊은 바다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사색의 통로를 만든다.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통로를 오가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사우디아라비아관 작가로 참여한 무한나드 쇼노(Muhannad Shono)는 사우디 문화부가 주최하는 '2022 내셔널 컬처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차세대 신진 예술가를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관계를 정의, 매듭 하나하나로 이루어진 작은 실들을 엮어 메아리를 만들어 낸다. 작품은 실내 전시장 중 하나인 (구)일광 교회에 전시됐다.
올해 새롭게 시도하는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크리닝 프로그램 '또 다른 바다들 (Other Seas)'은 전시 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2023 바다미술제 실험실 특설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스크리닝 프로그램에 출품된 6점의 단편 영상은 해운 산업의 실태와 해양 토지 개발, 심해 채굴, 해수면 상승과 원자력 발전소로 인한 해수 오염 등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스크리닝은 공식 홈페이지(www.saf2023.org)에서 사전 예약 또는 현장 입장할 수 있다.
전시와 연계해 15일 오후 2시 기장군 수산자원연구센터 4층 강당에서 열리는 심포지엄 '바다의 목소리 (Ocean Voices)'는 바다와의 현재 및 미래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남윤경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를 좌장으로, 강동진 (사)한국해양학회 회장과 TBA21 아카데미의 디렉터 페트라 린하르토바(Petra Linhartova), 전시 참여 작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인간 활동이 어떻게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해 본다.
21일에는 정은혜&이준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두 작가는 이번 출품 작품 창작의 취지와 과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만다라 창작을 위한 핵심 개념인 '거두기'와 '배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패턴의 시청각화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전시는 오는 11월 19일까지 37일간 휴일 없이 계속된다. 스크리닝 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 등 사전 예약은 모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문의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051-503-611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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