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노골화하는 이재명의 재판 지연 전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지연 전략이 노골화되고 있다. 이 대표는 13일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은 5분 만에 종료됐고, 오는 27일로 연기됐다. 이 재판은 지난 8월 25일까지 격주에 1회꼴로 진행됐지만 이 대표의 단식으로 지난달 8일과 22일 두 차례 미뤄졌다. 이번에 재판이 또 연기되면서 두 달 넘게 파행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재판 불출석 이유로 이 대표의 국정감사 참석을 들었다. 이 대표 측은 재판에 앞서 이런 사유를 담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대표 측이 불출석 사유로 든 국정감사는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의 5·18 민주화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및 병무청에 대한 국감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감에 참석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재판을 미루려는 속셈이 그대로 드러난다. 문제는 이번만이냐는 것이다. 재판이 미뤄진 27일은 전체 수감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방위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다. 국감 출석을 내세워 이 대표 측이 또다시 재판을 연기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대표의 재판 지연 전술은 지난 6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재판에서 이미 드러났다. 이 재판은 지난 3월 기소 후 재판 쟁점을 정리하는 공판준비기일만 6차례나 진행했다가 7개월 만에 열린 첫 정식 재판이었다.

재판에 앞서 이 대표 측은 단식에 따른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어 재판을 미루려 했지만 재판부가 불허했다. 이렇게 해서 열린 재판도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이 대표 측이 조기 종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준비한 4시간 분량의 모두 진술 중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부문만 읽는 데 그쳤고 법정 심문은 하지도 못했다.

이런 사실 때문에 검찰이 12일 불구속 기소한 '백현동 비리 의혹' 등 다른 범죄 혐의 재판도 똑같은 양상으로 흐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법원 주변에서 나온다. 그 목적은 어떤 혐의든 내년 총선 전 1심 선고가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재판을 질질 끌 이유가 없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 모든 혐의가 검찰이 씌운 모함이라면 재판을 속히 끝내 누명을 벗는 것이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서나 이 대표의 정치적 위상 제고를 위해서나 최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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