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가운데 당초 24시간이었던 주민 대피시간을 한차례 연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봉쇄로 전기와 인터넷이 끊긴 상황에서 통보가 SNS로 이뤄져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14일(현지시간)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가자시티 등 가자 북부 주민 110만명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난민 캠프가 위치한 가자 남부 도시 칸 유니스로의 안전한 이동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아랍어로 작성된 게시글에는 지정된 2개 도로를 이용할 경우 어떠한 해도 입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염려한다면 지시받은 대로 남쪽으로 가라"고 당부했다.
앞서 IDF는 수일 내 군사작전이 벌어질 수 있다며 24시간 내로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통보했는데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대피시간 연장 조치는 해당 지적을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CNN 방송은 연장 공지가 소셜미디어로 이뤄진 탓에 이스라엘의 봉쇄로 전기와 인터넷이 끊긴 가자 주민들은 관련 소식을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IDF 대변인 도론 스필만 소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에 안전한 경로를 어떻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가자시티 주민들은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흐렸다.
이에 인터뷰를 하던 기자가 이스라엘의 봉쇄로 현지 인터넷이 차단됐다는 점을 거론한 뒤 '전단지라도 배포하고 있느냐'고 재차 묻자 스필만 소령은 "그렇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대피 통보를 '거짓 선전'이라고 주장하며 주민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전날 살라마 마루프 하마스 정부 언론국장은 "이스라엘이 시민들 사이에 혼란을 심고 내부 결속력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선전전을 벌인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이 제시한 대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하마스 측의 자제령까지 떨어지면서 현재 피난길에 나선 주민들은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날 이스라엘의 대피 통보 이후 전날 오후 6시까지 가자 북부에서 남부로 대피한 주민은 수만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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