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무한정 늘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 1처장을 성남시장 시절에는 몰랐다고 했다가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해 9월 8일 기소된 이후 재판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1심 판결을 6개월 안에 끝내도록 한 선거법(제 270조)대로라면 지난 3월 7일 선고가 나왔어야 한다. 재판부가 법률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규정은 안 지켜도 되는 '훈시 규정'이 아니다. 지키지 않으면 판사를 처벌·징계하는 벌칙 조항은 없지만 분명히 강제 규정이다. '선거범 1심 판결의 선고는 공소 제기 6개월 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재판은 지난 8월 25일까지 격주에 1회꼴로 진행되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지난달 8일과 22일 두 차례 연기됐다. 이 대표가 단식을 끝낸 뒤 이달 13일 재판이 재개됐으나 이 대표가 국정감사 출석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오는 27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농락당한 것이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신속 재판의 의지가 없다. 이 대표의 불출석에 대해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신속한 재판을 위해 가급적이면 주 1회 재판도 고려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거부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격주 1회 재판을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가 앞장서 재판을 질질 끌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27일도 전체 피감기관 대상 국회 국방위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어 또 이 대표가 국감 출석을 핑계로 출석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김 처장을 몰랐다고 하지만 이 대표가 김 처장과 9박 10일간 해외여행을 가 골프를 친 사실 등 이 대표의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과 정황 증거는 넘쳐 난다. 매우 간단한 사건인데 법원이 이렇게 판결을 질질 끄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재판부가 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 방어의 총대를 메고 있다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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