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철근 누락 설계 업체도 정부 설계 공모전 상받고 설계권도 받아

2018년부터 철근 누락 설계 업체 8곳 당선에 총 14번 수상

경기도 남양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남양주 별내 A25 단지 지하주차장에 임시 보강 구조물(잭서포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도한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 공모대전'에서 무량판 구조 아파트의 전단 보강 철근을 누락 설계한 업체들도 상을 받고 설계권까지 획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 북)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이 주관하고 주최한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에서 LH 아파트 무량판 지하주차장에 전단 보강 철근을 누락 설계한 업체 8곳이 모두 14번 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은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 중 '공공주택 혁신을 통한 이미지 개선'정책을 위한 후속 조치로 2018년부터 열리고 있다.

설계공모 대상지구는 2018년 7곳, 2019년 11곳, 2020년 16곳, 2021년 19곳, 2022년에는 11곳 등 최근 5년간 총 64개 지구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미당선이나 유찰 지구를 제외하고 59개 건축 사무소가 당선돼 각 지구의 설계권을 얻었다.

문제는 최근 전수조사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무량판으로 설계하면서 전단 보강 철근을 누락한 설계업체 8곳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총 14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A 설계업체는 2019년 수원시, 2021년 서울시 지역 당선작으로 선정되면서 설계권을 획득했다. 이 업체는 지하주차장 전단 보강 철근을 누락한 충남도청 이전신도시RH11단지와 양주회천A15단지를 설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설계업체 또한 2020년과 2021년 각각 성남시, 인천시 지역 당선작으로 뽑히면서 설계권을 획득했다. 이 업체는 전단 보강 철근이 누락된 수원당수A3단지를 설계했다.

C 설계업체 역시 2018년(고양시), 2019년(남양주시), 2021년(시흥시)에서 설계공모대전의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 업체는 전단 보강 철근을 누락한 음성금석A2 단지를 설계했다.

D 설계업체는 2018년부터 2020년(울산시, 양산시, 시흥시)까지 3년 연속 설계공모대전에 당선됐다. 이 업체는 아산탕정, 고양장항A4단지에서 설계 당시 전단보강근을 누락했다.

E 설계업체와 F 설계업체는 각각 2022년과 2018년 남양주시 지역 당선작으로 뽑혔는데, 각각 파주운정3A23단지, 남양뉴타운B10단지 설계 당시 전단보강근을 빠트렸다.

G 설계업체와 H 설계업체는 2018년도 수서역세권A-3BL단지를 설계했는데, 이 단지는 345개 무량판 기둥 중 5개의 전단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

김정재 의원은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에서 수상하면서 LH 아파트 무량판 지하주차장에 전단보강철근을 누락한 몇몇 설계업체들은 시민단체들에 의해 LH 전관업체로 지목됐다"며 "국가가 발주한 설계공모가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