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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웨스트엔드서 뮤지컬로 대구 알린 이응규 'EG뮤지컬 컴퍼니' 대표

'대구' 기반 뮤지컬 '유앤잇' 쇼케이스 "런던 현지 스타일로 각색 큰 호응 받아"
"내년 런던 일반 관객들에게도 오픈…'있을 법한 이야기'의 작품을 만들 것"
런던 현지 법인 설립 준비중,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 닻 올릴 계획

이응규 EG뮤지컬 컴퍼니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심헌재 기자
이응규 EG뮤지컬 컴퍼니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심헌재 기자

지난달 1일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있는 원더빌극장에 '유앤잇'(YOU&IT)의 쇼케이스가 펼쳐졌다. 대구 제작사인 'EG뮤지컬컴퍼니'의 작품으로, 내용 또한 '대구'가 배경이다. 뮤지컬의 본고장인 '웨스트엔드'에 처음으로 대구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벅찬 순간이었다.

EG뮤지컬컴퍼니 대표 이응규(39) 씨는 "큰 도전이기에 부담도 있었지만, 흥미가 더 컸다. 기대, 설렘, 행복감 등 여러 좋은 감정이 많이 들었다"며 "런던에서는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을 했다. 대구에서 한 기존의 공연도 성공적이었지만, 작품의 보완 및 현지화 작업을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컸다"고 털어놨다.

이 작품은 대구 중구 북성로의 주물기술자 남편과 도예가 아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은 아내가 AI 로봇으로 되살아난 이후의 이야기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지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2018 북성로 쇼케이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였고, 2019 DIMF 창작뮤지컬상과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에도 선정됐다. 또 2022년 가오슝 스프링아트페스티벌 초청, 대만 라이센스 수출에도 성공하며 작품성과 예술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런 '숨은 보석'을 발견한 영국의 스마트엔터테인먼트가 관심을 보였고, 여러 과정과 협의 끝에 공동 제작 및 웨스트엔드 진출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2개월 이상을 영국에 머물렀으며, 최근 대구로 돌아왔다.

앞서 지난 8월 'YOU&IT'가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에서 선보였을 때 매진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대표는 "대구에서도 많은 분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스스로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래서 '런던 스타일'로 현지화를 하며 내용에 일정 부분 수정과 반전을 새로운 요소로 넣었다"며 "현지에서 그 반전으로 '환호성'이 터져나왔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생각보다 작업의 속도가 느려 당황했다.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작업 방식에서 한국과는 차이가 있었다"며 "특히, 배우들이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이런 것까지 묻나' 싶을 정도로 집요해 답답했지만, 지나고 보니 배우로서 좋은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뮤지컬 시장은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고 했다.

세계 진출을 위한 닻도 올린다. EG뮤지컬컴퍼니의 런던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웨스트엔드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번 런던 공연은 일반 관객들에겐 미공개된 '쇼케이스'였지만, 내년에는 일반 관객들에게도 개방하는 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며 "좋은 선례를 남겨 대구와 한국의 뮤지컬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성공'하는 뮤지컬을 만들기 보단, 관객들이 많이 생각하고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은 찾아뵙겠다"고 했다.

런던에서 공연된 뮤지컬
런던에서 공연된 뮤지컬 'YOU & AI'. EG뮤지컬컴퍼니 제공
이응규 대표. EG뮤지컬컴퍼니 제공
이응규 대표. EG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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