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엔데믹을 맞았지만 국내 영화관이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9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장기간의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영화관 관객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9월 평균(1천476만 명)의 45.1%에 불과한 666만 명을 기록했다.
영화관 매출액 역시 팬데믹 이전 3년간 9월 평균(1천233억원)의 52.9%에 그치는 653억원이었다.
9월 저조한 영화 관객수‧매출액은 추석에 개봉한 한국영화의 흥행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배우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 임시완 주연의 '1947 보스톤', 송강호‧임수정 주연의 '거미집'이 동시에 개봉했지만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만 18일 기준 누적 관객수 186만 명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100만 관객대를 유지하고 있다.
영진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성장으로 극장 시장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추석연휴를 겨냥한 한국 영화 3편이 같은 날 동시 개봉하면서 과열 경쟁을 벌였다. 추석 대목이었지만 흥행작이 나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액도 456억원으로 전년 동월(917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팬데믹 이전 2017~2019년 9월 평균(832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54.8%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연휴 4일이 모두 9월에 속했고 특히 한국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많은 매출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개봉한 정소민‧강하늘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30일'과 송중기 주연의 '화란'이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 영화 흥행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특히 '30일'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이달 3일 개봉해 시기상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지만, 개봉 12일 째인 지난 14일 1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현재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화란'은 '30일'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지만 누적관객수는 18만여 명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영화관 부진이 이어지면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긴축재정이 시작되며 내년도 영진위 예산도 대폭 삭감돼 734억원으로 책정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영화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영화 관람자에게 입장권 가액의 3%를 부과하는 영화발전기금 역시 올해 연말 고갈될 예정이다.
박기용 영진위원장은 "당장 내년 예산은 영화발전기금으로 충당할 수 없어 국민체육진흥기금, 복권기금을 받았다"라며 "지난 5월부터 '한국 영화 재도약 협의체'를 구성해 영화 개봉 촉진을 위한 지원금 마련, 영화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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