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의 수원지검 검사 고발 사법 방해 의심받기 충분

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위장 전입, 처가에 변호사 소개, 처가 가사도우미 범죄 기록 조회, 세금·과태료 체납 등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차장 검사는 위장 전입에 대해 송구하다며, 체납에 대해서는 체납 사실을 알고 곧바로 납부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직 검사의 비위(非違) 혐의를 공수처에 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 차장 검사에 대한 고발은 이재명 대표 수사 방해라는 의심과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17일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은 국정감사 증인이 아니어서 국감장에 출석하지도 않은 이 차장 검사의 개인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법사위 국정감사가 아니라 국무위원 청문회라도 하는 줄 알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민주당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 이재명 대표가 개입됐다고 검찰에 진술한 후 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행위를 저지른 바 있다. 법무부 장관 출신 박범계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은 수원지검을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구치소에 있는 이화영 전 부지사 특별 면회를 신청해 진술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열렬한 이 대표 지지자로 알려진 이화영 전 부지사의 아내는 재판정에서 남편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고함지르기도 했다. 피고인 이화영의 의사에 반해 변호사를 교체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공방 끝에 해당 변호사는 사퇴했다. 민주당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한 것 역시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을 연기하려는 전략이라는 비판도 많다.

민주당은 국회 과반 의석(168석)을 가진 대한민국 제1야당이자 원내 제1당이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할 공당(公黨)의 국회의원들이 초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처럼 행동하고, 그것도 모자라 사법 방해 행태까지 서슴지 않는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