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감서 채용 비리 지적받은 경북대, 특단의 대책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북대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교수 채용 비리와 관련한 대학 측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경북대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국악학과를 비롯한 일부 학과의 교수 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대학 측의 대책을 따졌다.

17일 경북대 국정감사에서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경북대가 8천만 원대 용역 사업 수행에 따른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해 장기간 소송 끝에 6개월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받은 점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경북대가 경기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패해 내년 1월까지 전국에서 발주하는 학술 연구 용역을 받지 못하게 됐다"며 대학 측의 부실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의원들은 2018년부터 경북대에서 기소 사건이나 수사가 개시된 사건 등이 61건 발생한 점, 교수들이 연구 용역을 수행하면서 학생에게 일을 시키고 인건비를 착취한 사례도 질책했다.

또 채용 비리 혐의로 검찰이 기소해 형사 피고인이 된 교수를 직위해제하지 않은 사실이 지적됐다. 국가공무원법은 기소된 사람을 직위해제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경북대는 사안을 너무 가볍게 다뤘다는 것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경북대가 자체 감사한 결과를 봤다. 경고, 시정, 주의 등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 이러면 학교 자체 감사에 두려움이 없게 된다"고 했다. 조 의원은 교육부에 종합 국정감사 전까지 경북대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지역거점국립대인 경북대는 이번 국감을 계기로 혁신에 나서야 한다. 경북대는 경쟁력 하락, 중도 이탈 학생 증가 등으로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리와 악습으로 전통과 명예까지 훼손되고 있다. 특히 채용 비리는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큰 적폐이다. 채용 비리는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총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경북대 구성원들도 주인 의식을 갖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경북대의 추락은 지역사회의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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