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물론, 한국 아동문학계를 대표하는 동시인 '하청호'의 열여섯 번째 동시집이다.
'동시가 맛있다면 셰프들은 화를 낼까'. 제목부터 귀엽고 순수하다. 이번 책은 제목처럼 동시의 '맛'에 집중한다.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맛보다는 순수하고 따뜻한 맛에 더 가깝다. 왜? 아이들을 위한 '동시'의 맛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순수하고 따뜻한 동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60편의 작품이 실렸다. 무슨 맛일까. 때로 목마름을 걸어가는 '물'의 맛이기도 하고, 사랑한다고 하면 향기가 나는 '말'의 맛이기도 하며, 깊은 감동을 마음 속에 놓고 가는 '책'의 맛이기도 하다. 엄마와 할머니, 동생과 언니가 함께했던 가족과 추억의 맛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동시의 맛을 선보이면서도 하청호 시인은 여전히 "밥 먹기 부끄럽다"며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동시의 또 다른 새로운 맛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비가 다치지 않을 만큼 친구에게 다가가고, 지붕과 대들보와 주춧돌이 이야기를 나누며 기와집의 멋진 곡선을 완성하고, 내 잠까지 끌어와 살포시 엄마를 덮어주는 마음 즉 삶의 '배려'와 '다정함'이다.
임수현 시인이 "하청호 시인은 속도를 이기 못하는 세상의 수레바퀴를 멈출 수 있는 것은 다정함이라고, 더 나아가 그 힘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평한 이유다.
꾸밈없는 색채와 원정민 작가의 인상적인 그림도 따뜻한 동시의 맛을 더 생생하게 만든다. 동시를 좋아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맛으로 가득한 요즘 세상의 맛에 지친 어른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동시집이다.
하청호 시인은 이 책을 펴내며 땅속에 있는 물을 끌어올리는 데 쓰는 '마중물'을 언급했다. 그는 "이 책이 마음속에 있는 사랑과 용기, 놀라운 상상력을 퍼 올리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7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이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등단한 후 50년 간 동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시에 '대구아동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노력해온 하청호 시인은 지난해부터 대구문학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이제는 아동문학을 넘어 대구 문학계 전반의 마중물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18쪽, 1만2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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