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원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소설 속의 여성은 희생을 강요받는다. 교통사고로 불구가 된 남편, 정신 질환을 앓는 아들, 운신을 못 하는 시아버지를 끊임없이 보살펴야 한다.
소설집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직업과 계층을 막론하고 가부장제의 폭력 공동체의 무관심 안에서 돌봄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돌보는 노동이 어머니, 며느리, 아내인 여성들의 몫으로 남겨진다. 이 작가의 소설에서 돌봄의 대상들은 모두 죽음을 앞두었거나 사회로부터 배제돼 있다. 이들을 보살피는 그녀들의 노동 역시 '무가치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된다.
작가는 돌봄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 하는 여성들이 정작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숭고한 희생의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사회가 외면한 죽음을 떠안는 이들이 이도원의 여성들이다.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도원 작가는 가난한 자, 소외된 자를 위한 소설을 써왔다. 2020년 '세 사람의 침대'를 쓰고 현진건문학상 본상을 받았다. 240쪽, 1만7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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