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가산 수피아미술관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초대전 '영혼과 빛의 소리'가 열리고 있다.
이이남 작가는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다. 2016년 부산비엔날레에서 가상현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VR 틸트 브러시 기술을 접목한 작품을 최초로 선보였으며, 광주비엔날레와 벨기에 트리엔날레, 이스탄불비엔날레, 호주 윌로비 비주얼 비엔날레,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에 참여해왔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게임의 한 장면 같은 이미지가 펼쳐진다. '5학년 어느 날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광주 출신의 작가가 어릴 적 겪은 5·18민주화운동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느낀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담아내고 있다. 그는 포탄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 꽃비가 흩날리거나, 사람들이 총알을 비행선처럼 타고 다니는 등 무거운 주제를 역설적으로 아름답게 풀어내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정화하고 극복하고자 했다. 영상 말미에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재해석한 영상이 나오며 어떠한 시련에도 결국 희망이 있음을 내비친다.
2층 전시장에는 인간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다양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다양한 색으로 그려진 고흐의 자화상을 통해 관람객들은 저마다 내면에 가진 다양한 얼굴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외에도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등 우리에게 친숙한 명화를 작품의 소재로 가져와, 동적인 디지털 이미지로 재탄생시킨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미술사학자이자 비평가인 다니엘 아라스는 관람객이 5분 만이라도 그림 앞에 머물기를 원했다. 나의 작업은 관람객이 어떻게 하면 작품 앞에 머무를 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고전회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죽어있는 내면적 감정이 소생하는 경험을 불러 일으킨다. 때문에 고전회화는 생명력을 추구하는 나의 작품 세계에 주요한 역할이 됐다"고 덧붙였다.
임배원 수피아미술관 대표는 "친숙한 고전 회화에 다양한 상상력을 더해볼 수 있는 신선한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빛과 어둠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작품 세계를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054-977-4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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