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돌잔치를 앞둔 정가인(62·대구 달서구 진천동) 씨는 지난 17일 금은방에 금팔찌를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1월 반지를 샀을 때보다 부쩍 비싸진 금값 때문이다. 정 씨는 금은방 주인에게 최근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 소리를 들었다.
정 씨는 "올해 1월 손자 100일 선물로 1돈짜리 금반지를 32만원 정도에 샀는데, 이번에 1돈당 3만원가량 오른 가격에 3돈짜리 금팔찌를 주문했다"며 "한 번뿐인 손자 돌이니 팔찌를 샀지만 가격이 부담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여파로 국내 금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19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2분 기준 금 시세는 구매자 기준으로 1돈(3.75g)당 36만4천원으로 조회됐다. 지난 5월 18일(36만4천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달 6일 33만8천원까지 내려갔던 금값은 12일 34만6천원, 18일 35만9천원 등으로 상승했다.
금 거래량도 최근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거래량은 이날(오후 3시 45분 기준) 97.504㎏을 기록했다. 전날(39.960㎏)보다 144.0% 늘었고 지난 6일(32.095㎏)과 비교하면 203.7% 증가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발한 전쟁 영향이 컸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었다는 해석이다. 금은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고 시장가격 변동에서 오는 위험을 어느 정도 회피할 수 있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금융투자 업계는 중동발 위험으로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단기적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가 글로벌 외환시장에 가장 큰 이슈인 가운데 새롭게 등장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추이도 주목해야 할 변수가 됐다"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여부가 유가 불안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크게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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