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방대 출신 신입 사원 단 한 명도 안 뽑은 공공기관이 71곳이나

지난해 신입 사원을 뽑은 공공기관 266곳 중 절반 이상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정한 권고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교육부의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 공공기관은 266곳이었으며 이 중 139곳(52.5%)이 지역인재(지방대 졸업생) 채용 권고 기준인 35%를 충족하지 않았다.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인 지방대를 육성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인 기업은 신규 채용 인원의 35% 이상을 지방대 졸업자로 뽑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채용에서조차 지방대 졸업생 채용이 인색하기 짝이 없다. 절반 이상이 지방대 육성법의 채용 권고 기준 35%를 충족하지 않은 것은 물론 71개 기관은 지방대 출신 신입 사원이 아예 없었다. 지방대 출신 신입 사원이 0명인 공공기관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30곳)와 국무조정실 산하(26곳) 연구 기관이 다수 포함됐다. 대학 정원의 60%를 차지하는 지방대 졸업생이 공공기관에서마저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다수의 공공기관이 40%에 해당하는 수도권 대학 출신에서 대부분 직원을 뽑은 데엔 정부 책임이 크다. 지역인재 채용이 권고 기준보다 낮은데도 정부는 이를 방관했다. 교육부 장관 소속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실태를 심의·조정하고 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에는 확대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위원회는 지난 3년간 지역인재 채용 실태 분석 및 평가에 관한 사항을 안건으로 올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런 탓에 일부 기관은 "지역인재 권고 비율조차 몰랐다"고 할 정도다.

지방대 발전 방안으로 재정투자 등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핵심은 지방대 졸업생 취업 문제다. 공공기관마저 지방대 육성법이 권고한 채용 기준을 외면하면 지방대 졸업생은 설 자리가 없다. 지역인재 채용 비율 35%는 권고 사항이어서 실효성이 없는 만큼 법률로 강제 규정하고 채용 비율을 상향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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