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해제, 교통 흐름·상권에 도움 기대

대구시가 다음 달 1일부터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반월당네거리~대구역네거리)의 일부 구간을 해제한다. 중앙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지 14년 만이다. 시는 2009년 12월 도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만들었다. 대구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쾌적한 보행 공간 확보와 원활한 대중교통 운행 여건 조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교통 접근성 저하, 유동 인구 감소에 따른 인근 상권의 침체 등으로 지구 해제를 요구하는 여론이 제기됐다.

이번에 해제되는 구간은 중앙네거리부터 대구역네거리까지 450m로, 전체 구간(1.05㎞)의 절반이다. 시는 상권 활성화 사업인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해당 구간의 일반 차량 통행 허용을 결정했다. 당초 시는 내년 1월쯤부터 1년간 이 구간을 한시적으로 해제한 뒤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인근에 아파트 단지의 잇단 신축에 따라 교통 혼잡이 우려되는 점 등을 감안해 전향적인 결정을 했다.

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해제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해당 구간은 도로가 좁다. 왕복 2차로이며, 시내버스 정차 구간만 3차로 돼 있다. 이 구간에 일반 차량 통행이 가능해지면 교통량이 늘어 도로가 복잡해질 수 있다. 해제 구간 불법 주·정차 구역 지정, 해제 구간 진출입 시 좌회전 허용 여부 검토, 도로 표지판 추가 설치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대구시는 대구경찰청과 협의해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해제에 따른 여파를 잘 분석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교통 흐름은 물길과 같다. 한쪽이 막히면 다른 쪽이 넘치게 된다. 대중교통전용지구의 변화는 직간접적으로 도심 교통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주변 환경 변화와 여론에 따라 정책도 개선돼야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시의 이번 결정은 환영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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