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의날]유도복 벗고 경찰제복 입은 대구남부서 상민경 순경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경찰청장기 대회 우승으로 ‘무도특채’
부모폭행 후 길거리 배회하는 남성 검거, 음주운전자 체포 등 활약
"봉사 정신, 공감 능력 갖춘 친절하고 든든한 경찰되고파"

19일 대구 남구 동대명지구대 앞에서 여자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상민경 순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9일 대구 남구 동대명지구대 앞에서 여자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상민경 순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제는 유도 선수가 아닌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활약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2017년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되는 등 발군의 기량을 뽐낸 상민경(30) 순경은 올해부터 경찰 제복을 입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입어 온 유도복만큼 익숙한 건 아니지만, 이제 넉달 간 입은 경찰 제복이 제법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상 순경이 유도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다. '운동 신경이 좋아보인다'는 체육 선생님의 눈썰미는 옳았고, 상 순경도 멋진 유도기술들을 보면서 흥미를 붙였다.

특히 2012년 유도 명문 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에 입학, 기량에 꽃을 피우며 선수로서 승승장구했다. 2015년 전국체전 우승, 2021년 양구전국실업유도선수권대회 우승을 비롯해 수많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돌이켜보면 그중에서도 가장 기뻤던 순간은 단연코 지난해 경찰청장기 우승이다. 벌써 10여년 전부터 유도 선수 이후 진로로 경찰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무도특채'는 우승자에게만 주어지는 영광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장 아쉬웠던 순간 역시 2019년 1회 대회에서 준우승했을 때였다. 상 순경은 당시 팔꿈치가 바깥으로 꺾이는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결승전에 '부상투혼'을 발휘할만큼 승부에 최선을 다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경찰 제복을 입은만큼 상 순경은 근무 현장에서도 늘 최선을 다한다. 지난 6월 임관 후 동대명지구대에서 근무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운동선수로 쌓은 강한 체력과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성실히 근무, 직원들 사이에서도 "믿음직스럽고 열심히 잘한다"는 좋은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상 순경은 지난 7월에는 부모를 폭행하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남성을 수색 중 체포해 치료시설에 입원시켰고, 지난 8월에는 음주운전 의심차량의 예상 도주로를 가로막고 달려가 운전자를 검거하기도 했다.

새내기 경찰로 근무하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경찰 업무가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제복을 입기 전 상상하던 것처럼 범죄 용의자를 검거하거나 시민을 위험에서 구하는 일보다 주취자를 상대할 일이 많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체감한다. 반대로 출동한 현장에서 "고생 많으시다", "수고하신다" 같은 시민들의 작은 칭찬에는 금새 피로가 녹는 듯한 힘을 얻는다.

상 순경은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신임 경찰로서 봉사정신과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근무하겠다"며 "시민들이 믿을 수 있는 친절하고 든든한 경찰로 자리를 지키고 있겠다"고 했다.

19일 대구 남구 동대명지구대 앞에서 여자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상민경 순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9일 대구 남구 동대명지구대 앞에서 여자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상민경 순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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