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무도를 열심히 했어요. 제 능력을 사람 살리는 일에 쓰고 싶어 경찰이 됐는데,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2일, 경북 구미 한 식당에서 남성 손님이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사복 차림 남녀가 쏜살같이 달려갔다.
당시 경북 김천경찰서 중앙지구대에서 근무하던 김도연(27·현 경북경찰청 제1기동대 소속) 순경과 서울 강동경찰서 성내지구대 소속 신홍준(25) 순경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중앙경찰학교를 수료하고 경찰에 임용된 동기이자 연인 사이로, 비번 날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긴박한 상황에서 이들은 경찰학교 재학 중 각각 동료들과 2인 1조로 수 차례 연습했던 인명구조술을 자연스럽게 펼쳤다.

김 순경은 쓰러진 남성의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그 사이 119 신고를 마친 신 순경이 남성의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했다. 말 한마디 없이도 각자의 역할을 너무 잘 아는 모습이었다.
잠시 후, 쓰러진 남성이 무릎과 손을 움찔거리더니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곧이어 일행과 대화할 정도로 의식을 되찾았다.
김 순경은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남성의 상태를 살피며, 구급대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신 순경과 자리로 돌아가 식사를 이어갔다.
당시 식당 업주는 "(두 사람이) 고민하고 이런 거 없이 당연하다는 듯 아주 빨리 뛰어왔다. 슈퍼맨하고 슈퍼걸이 오는 줄 알았다. 진짜 너무 빠르게 와서 옆에 사람들 다 밀치고 자기가 응급처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무슨 응급실에서 일하다 온 사람인 줄 알았다. 둘 다 말도 없이 서로가 짜온 것처럼 딱딱 맞춰놓은 것처럼 그렇게 하더라"고 했다.
영화 속 히어로처럼 멋지게 나타나 인명을 구했다 해서 '경찰 어벤져스' 별명이 붙은 이들은 윤희근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김 순경은 그날을 떠올리며 "'쿵' 소리를 듣자 몸이 저절로 달려갔다. 평소 신고를 받고 출동할 때는 상황에 맞는 조치를 준비할 여유가 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을 보고도 즉각 심폐소생술을 하고 나니 사실 나도 신기하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태권도, 중학교 때 킥복싱 등 오랜 기간 무도 선수로 생활했다. 킥복싱 국가대표로 2012~2016년 인도 아시아챔피언십 금메달, 전국체전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다 운동이 아닌 다른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순경은 "훈련 중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혀야 한다는 점에 회의감이 들었다. 이런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보호하고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경찰학교 입학을 택한 것은 이런 이유였다. 멀리했던 책상과 다시 친해지느라 고생도 많았다. 그럼에도 경찰이 되고, 실제로 인명을 구조하기까지 하면서 스스로 대견한 마음도 크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많이 배우고 훈련도 많이 하면서 국민에게 도움 되는 경찰이 되고 싶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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