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0% 선을 돌파하는 등 미국 긴축 장기화 우려에 코스피가 7개월 만에 2,400선을 내줬다. 안전자산인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 덕분에 위험자산인 주식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40.80포인트(1.69%) 하락한 2,375.0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4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3월 21일(2,388.35)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번 한 주만 봐도 코스피는 3.30% 하락하는 '수난'을 겪었다. 이날도 장중 2,364.01까지 급락하며 2,370선도 깨고 내려갔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수로 전환하면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14.79포인트(1.89%) 하락한 769.2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59.40까지 내리며 760선도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날 하락 종목 수 1천297, 보합 종목 수 37, 상승 종목 수 278을 기록,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4배 이상 웃돌았다.
이 같은 상황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두고 여전히 높다는 발언을 하면서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매도세를 보이고 이에 채권 금리가 오르고 공포심리가 커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같은 날 오후 5시 직후(미 동부시간 기준) 연 5.001%로, 5% 선 위로 올라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는 트레이드웹 등 일부 전자거래 플랫폼에서 나온 결과로, 다른 거래 플랫폼에서는 이날 고점이 5% 선을 넘지 않은 것으로 집계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