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이번 주 사실상 끝난다. 다른 상임위와 겸임하는 운영위·정보위·여가위를 제외하고 대다수 상임위 국감이 종료 국면을 맞은 것이다. 21대 국회를 마무리 짓는 국정감사여서 '혹시'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역시'였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 여러 국정 사안에 대한 수준 높은 점검과 이에 대한 대안 제시는커녕 여전히 정쟁만 되풀이, 국감 무용론이 또 나온 것이다.
올해는 여야 의원들의 태도부터 일찌감치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모든 국민들이 책상 위 PC는 물론, 휴대전화 앱을 통해서도 국회 상임위별 국정감사를 생중계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열려 있는데 국감장 자리를 뜬 의원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국감장에 의원은 없고 증인·참고인만 넘쳐 났다"는 목격담이 나오기도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눈도장을 찍기 위해 움직이다 보니 국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질타도 이어졌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감에서의 의원 성적을 내년 총선 공천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책임 의식을 보여주지 못했다. 행정부 전횡 방지의 선봉이 되어야 할 민주당 의원들이 치열한 국감을 만들어 내는 데 실패, 맹물 국감을 앞장서 이끌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국감과 관련한 의원 평가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남는 것 없는 국감에 일조했다.
국정 전반에 대해 포괄적이면서 정기적으로 조사권을 발동하는 국정감사 제도를 운영 중인 국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다. 그런데 매년 호통치는 광경만 보여 주면서 맹탕 국감으로 귀결, 행정부에 대한 의미 있는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대구시·경북도 등 지자체에 대한 국감은 헌법에서 보장된 지방자치권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끊임없이 불러왔다. 국감 무용론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국감 대신 국회 각 상임위가 상시 감사를 하면 되고 국정조사권을 활용해도 된다. 국회가 매년 똑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개헌을 통해 의미 없는 제도의 일몰이 선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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