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심하게 손상돼서 다시 쓸 수 없는 지폐를 완전히 소각하려고 해마다 1억원 넘는 예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폐기된 지폐 만큼 새로 발행하려면 37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깨끗한 화폐 사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의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6천만원에 달했다. 연도별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작년 1억1천만원 ▷2021년 1억1천만원 ▷2020년 1억6천만원 ▷2019년 1억3천만원 ▷2018년 1억1천만원 등으로 평균 1억원이 넘는다.
한국은행은 시중에서 지폐를 환수한 다음 훼손, 오염, 소손(불에 타서 부서짐) 등의 사유로 다시 통용하기 부적합하다고 판정한 지폐를 폐기 지폐로 분류한다. 이어 폐기 지폐를 잘게 자르고서 압축해 화폐 폐기물로 만들고, 소각 업체에 돈을 주고 소각 처리한다.
동전은 폐기하면 비철금속으로 재활용하지만, 지폐는 그야말로 말끔히 처리하는데 돈만 들어간다. 한국과 일본, 유럽은 폐기 지폐를 소각하고, 미국은 매립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은행 측은 "일부 재활용 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화폐 폐기물을 재활용하고자 하는 업체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이 폐기물이 자동차 소음 방지판을 만드는 섬유 원료 등으로 재활용됐으나 저렴한 대체재가 나와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것.
폐기 지폐양도 매년 막대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폐기 지폐는 2억1천200만장에 달했다. 작년에는 3억5천700만장이었고 ▷2021년 3억4천400만장 ▷2020년 6억900만장 ▷2019년 6억1천400만장 ▷2018년 5억9천만장 등이었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해 폐기된 지폐만큼을 새로 발행하려면 약 371억원이 든다"며 "될 수 있으면 돈을 깨끗이 사용해 화폐 폐기물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망가져서 다시 쓸 수 없는 동전을 내다 팔아 최근 10년간(2013~2022년) 166억4천만원을 번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폐기 주화 매각대금은 34억9천만원이다. 주화 매각대금은 한은 손익계산서에 잡수익으로 잡힌다.
한국은행은 동전도 지폐와 같이 환수 후 폐기 주화를 분류하고 폐기 주화 중 일부를 비철금속 생산전문 업체인 풍산에 판다. 풍산은 니켈과 구리 합금 형태로 된 주화를 녹여 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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