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당무 복귀 첫 일성, 사과는커녕 정부 비판 “어이없다”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일성으로 "정부 여당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으로 국민의 삶과 이 나라의 경제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탄 국회' '방탄 단식'에 이어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범죄 혐의로 재판 출석 등 갖은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제1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해 내놓아야 할 첫 말은 '대국민 사과'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자신이 국사(國事)를 위해 장기 해외 출장이라도 다녀온 사람처럼, "나 없는 동안 나라가 왜 이 모양이 됐냐?"는 식으로 말한다.

지금 이 나라가 정쟁으로 날밤을 새우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검찰 수사와 민주당 방탄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 대표를 지키느라 대한민국 원내 1당으로서 책무는 뒷전이다. 국회에서 한덕수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의결한 것도,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것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을 부결한 것도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 물타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붕괴하고 과거로 퇴행하는 일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이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스템 붕괴를 누가 부추기고 있나. 민주당 의원들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압박하기 위해 수원지검으로 우르르 몰려가 연좌 농성을 했다. 이 대표 사건 수사 지휘를 맡은 수원지검 차장검사를 위장 전입 등 의혹을 내세워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에 장단이라도 맞추듯 사법부는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을 질질 끌고, 설득력 떨어지는 논리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런 것이 대한민국 시스템 붕괴가 아니면 무엇인가. 역대 야당 대표 중에 이처럼 개인 범죄 혐의로 나라를 들쑤시고 다닌 사람이 이 대표 말고 또 있었나. 이 대표 주장대로 나라가 퇴행하고, 폭력적 행태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면, 거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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