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생산하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가 중동의 큰손 사우디아라비아에 대규모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수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계약액(4조7천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4월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유치한 구미시로서는 대형 호재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2일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가 상정한 위협 대상이 있다. 구체적 무기 체계와 수량을 거론하면 주변 국가가 이를 추정할 수 있어 사우디 측이 민감하다"며 "성사 단계에 와있고 규모와 액수는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우디는 구미에서 생산되는 요격미사일 천궁-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의 공격을 받아 요격미사일 수요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천궁-Ⅱ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도 불리는 '천궁-Ⅱ'는 유도탄을 직격해 파괴하는 고에너지 파편 탄두를 탑재했으며 수직발사대, 다기능레이더, 교전통제소, 유도탄으로 포대가 구성돼 있다.
LIG넥스원 구미하우스에서 유도탄과 발사 장비를 생산하고, 구미에 본사를 둔 한화시스템이 레이더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대를 생산한다. 이를 공급받은 LIG넥스원이 체계 통합을 하는 방식이다.
천궁-Ⅱ의 탄도탄 요격 고도는 최대 15㎞에 이르며,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항공기보다 크기가 작고 높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탄도탄 요격이 가능하다. 표적에 직접 부딪혀 파괴하는 '힛 투 킬'(Hit-to-Kill) 방식으로, 지상군과 공군을 주력으로 하는 중동 국가들은 천궁-Ⅱ의 유효성에 주목하고 있다.
천궁-Ⅱ의 대규모 수출 임박 소식은 구미 경제에 청신호다. 구미는 유도무기·감시정찰 분야 전국 생산 1위 도시로, 방위 산업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4천억원대 투자 발표를 한 데 이어 추가 투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구미시는 방산부품연구원 등 국방 앵커 기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K-방산 수출 증가에 발맞춰 방산 혁신클러스터에 새롭게 선정된 구미가 'K-국방 신산업 수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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