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5일 대구 북구 매천동 농산물도매시장(매천시장) 대형 화재 1주기를 앞둔 가운데 피해 상인들이 대구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인들은 불이 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23일 오전 8시쯤 찾은 매천시장. 화재로 점포를 잃어버린 상인들이 가건물 형태의 점포에서 영업하고 있었다. 경매장과 가건물 점포 간 거리가 100m가 훌쩍 넘어 오전 6시에 진행된 경매를 마친 뒤 지게차와 손수레를 이용해 물건을 옮기느라 진땀을 뺐다.
가건물의 열악한 환경은 상인들을 두 번 울게 했다. '백두청과'를 운영하는 김규선(53) 씨는 "지대도 낮고 뒤로 하수구가 있어 장마철만 되면 빗물이 고인다"며 "그때는 직원들과 다 같이 장화를 신고 근무해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8시 27분쯤 원인을 알 수 없는 큰불로 농산 A동 점포 152개 중 69개(45.39%)가 소실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상인들은 창고에 쌓아둔 물건들과 외상 장부가 기록된 컴퓨터 등 각종 장비들을 하루아침에 모두 잃게 됐다.
상인들은 적절한 보상도 이뤄지지 않은 데다 매출도 줄었다고 호소했다. 대구시는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가입된 '건물·시설물 재해복구공제사업'에 따라 피해를 본 66명의 상인들에게 화재대물 배상금 10억원을 지급한다고 지난 5월 밝혔다. 가입된 사업의 대물 배상 한도가 10억원이기 때문이다.
반면 상인들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난달 대구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상인들은 창고에 쌓아둔 물건들이 죄다 불에 타면서 개인별로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지난 8월쯤 철거한 화재 건물을 재건축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당시 큰 피해를 입은 농산 A-1동 건물은 철거 후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고 그을음 등 간접적으로 화재 피해를 입었던 농산 A-2동은 분홍색 페인트로 새롭게 도색됐다.
대구시는 지난 3월 불에 탄 농산 A동 재건축을 위해 설계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설계비 4억원, 공사비 89억6천만원 등 98억4천만원을 투입해 연면적 5천600㎡의 지상 1층 건물을 내년 9월까지 준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재건축 일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대구시는 불에 탄 건물의 화재 보험금으로 건물을 재건축할 계획인데,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아 보험금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구시 공무원의 책임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예상하는 보험금 규모는 약 80억원이다.
최상욱 대구시 농산유통과장은 "조만간 수사 결과가 나오면 설계 절차를 밟아 내후년 여름쯤 건물이 준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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