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명 '좀비기업'이 10곳 중 4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이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42.3%였다. 2021년 40.5%에서 1.8%포인트(p)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이 작년에 46만8천248곳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19만8천여곳이 번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은 절반 이상의 기업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비율 중위 값이 90.7%를 기록했다. 이 기간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500% 이상인 기업 비중은 34.2%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성환 한국은행 기업통계 팀장은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체 기업의 안정성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부채비율은 122.3%로 나타났다. 2021년(120.3%)보다 2%p 상승한 수치다. 심지어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31.3%로, 2021년(30.2%)보다 1.1%p 올랐다. 역시 2015년(31.4%) 이후 최고치다.
이 팀장은 "제조업은 부채비율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전 산업 부채비율은 2021년 119.1%에서 작년 118.5%로 오히려 하락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두 곳을 제외하면 2021년 29.9%에서 작년 30.4%로 0.5%p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은 그 전해와 비교해 15.1%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1년(17.0%)보다 1.9%p 줄었지만, 2010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전체 매출 증가율은 2021년 18.1%에서 지난해 14.6%로 낮아졌다.
연간 총자산증가율은 2021년 12.7%에서 지난해 9.7%로 낮아졌지만, 통계 편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총자산증가율이 2021년보다 하락한 것은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제조업·대기업은 매출채권, 비제조업·중소기업은 현금성 자산 증가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수익성 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나빠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4.5%)과 세전 순이익률(4.6%) 모두 지난 2021년(5.6%와 6.5%)보다 각각 1.1%포인트, 1.9%p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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