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노란봉투법 처리 나선 민주당, 경제는 내팽개치겠다는 건가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일컫는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업체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란봉투법은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것이 훨씬 많을 게 뻔한 법안이다. 무엇보다 불법 파업을 조장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불법 파업이 기승을 부려 일상화된다면 산업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닥쳐오는 것이다. 오죽하면 경제 6단체가 입장문을 통해 "노란봉투법이 통과돼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쟁의행위가 발생한다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는 붕괴할 것"이라고 우려했겠나.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저지하더라도 노란봉투법이 처리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결국 거부권 행사로 제지될 노란봉투법을 처리하려는 민주당의 속셈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경제가 어떻게 되든 말든 내년 총선에 대비해 노란봉투법 처리로 노조 지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속셈이 다분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만들어 부담을 지우겠다는 의도도 없지 않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무에 복귀하면서 경제 회복과 민생을 언급했다. 노란봉투법은 경제의 주역인 기업 활동을 옥죄어 민생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높다.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처리는 이 대표의 말이 허언이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바닥을 헤매고 고물가, 고금리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기업과 경제에 충격을 줄 게 뻔한 노란봉투법 처리는 재앙을 키우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정치적 이득을 노려 노란봉투법을 처리할 것이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생각해 폐기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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