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과잉' 시대다. 현대인들은 회사에서, 가정에서 쓸모를 보이지 못하면 나의 가치를 잃어버린다는 강박으로 오늘도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선다.
철학자 강신주는 쓸모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긍정성과 자존성을 되찾게 하는 가장 강렬한 텍스트가 '장자'라고 강조한다.
그는 젊은 시절 '장자'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여 년간 장자의 사유를 숙고해 수 권의 장자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철학서로 장자의 가르침을 얘기한다.
장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치열한 경쟁 시대였다. 군주들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재 등용에 혈안이 됐고, 자신을 위한 인재가 돼줄 이에게 명예와 권력, 부를 약속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자백가들은 자신의 말을 따르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바로 여기서 길, 즉 '도(道)'라는 말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이 같은 2천500년 전의 인재 논리를 보면, 21세기 오늘날의 경쟁 논리에 뛰어든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 지은이는 '경쟁과 인재의 논리'는 장자의 시대에서나 지금 시대에서나 여전히 강력한 이데올로기라고 말한다.
장자는 전국시대의 쓸모와 인재의 논리를 문제 삼고 극복하려고 한 철학자였다. 그는 쓸모가 사실은 우리 삶을 파괴할 수 있고, 쓸모없음이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은이는 2천500년 전 장자의 사유를 통해 '남에게 쓸모 있는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나를 위한 길을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그는 '장자' 원문 중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48가지 얘기를 선별하고 강렬한 해석을 덧붙였다. 장자의 핵심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의 자존성과 삶의 주권을 되찾을 힘을 펌프질한다.
한편 이 책은 EBS 방송 프로그램 '강신주의 장자수업'과 동시 기획됐다. 1999년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 이후 최대 규모로 기획된 철학 강연 시리즈로, 지난 23일 첫방송을 시작으로 총 48강이 이어진다. 360쪽(1권), 376쪽(2권), 각 1만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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