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났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은 작년 5월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윤 대통령은 중동 순방 직후 곧장 추도식에 참석했다.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1980년부터 개최된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선인 시절까지 포함하면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두 번의 회동보다 이번 만남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산업화 위업을 달성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의 만남이어서다. 이 시점에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박정희 정신'이다. 윤 대통령도 추도사에서 이를 분명히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은 '하면 된다'는 기치로 우리 국민을 하나로 모아, 이 나라의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추도식에서 손을 잡은 모습은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중동 비즈니스 외교를 통해 792억 달러(106조8천억 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 성과를 거둔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며 통합의 모습을 그려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의 지지세가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윤 대통령의 보수 진영 내 입지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서 다수 의석이 꼭 필요한 국민의힘으로서는 보수 대통합이 절실하다. 보수가 분열하면 여당의 총선 패배가 불을 보듯 뻔하다. 총선을 6개월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에 관심이 쏠리게 되는 이유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만남이 보수 대통합은 물론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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