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과 벌은 약육강식이 난무했던 고대 전국시대부터 최첨단시대인 21세기의 삶에 까지 하나의 상징적인 기준이다. 어느 사회나 상과 벌을 받는 소수가 있지만 다수의 사람은 상이나 벌과 무관하게 산다. 1970, 80년대 학창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면 초·중등시절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는 우등상을 수여했고, 결석을 하지 않으면 누구나 개근상을 받았다. 그리고 한반 친구들과 싸우면 개인보다는 단체로 벌을 줬다. 그 밖에 연중행사인 미술대회나 체육대회를 통해 상을 주는 시상식도 많았다. 누구나 상도 벌도 받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상을 받은 기억은 자부심이라는 긍정의 힘을 준다. 그래서 상과 벌은 타당한 기준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건이 되어야 한다.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만들어진 크고 작은 상들이 많지만,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상은 단연 노벨상일 것이다. 노벨상에 주어지는 분야는 물리, 화학, 생리, 의학 그리고 문학과 평화에 경제학이 더해졌다. 매년 노벨상 후보가 되거나 상이 발표되면 수상자에 대한 관심이 쏟아진다. 미술계에도 역사는 짧지만 세계적 이슈를 만든 상이 있다. 바로 영국의 터너상이다.
1984년에 제정된(테이트 브리튼)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의 범위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미술가 그리고 외국에서 활동하는 영국 국적의 50세 미만 미술가들이다. 한해에 가장 주목할 만한 전시나 프로젝트를 한 작가에게 주어지는 이 상은 시작부터 이슈를 만들며 미술인 외에도 세계인의 주목 받는 행사가 되었다. 영국의 주요 방송사가 시상식을 생중계하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1970년대 영국의 경제 악화가 민영화와 시장논리를 높이면서 경제위기에 미술관 역시 자립을 요구 받았다. 자립을 위한 자금 확보는 미술관과 기업이 미술상을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80년대는 민간자금 후원으로 미술상 이름에도 기업과 창업인 그리고 후원 단체의 이름이 붙여지면서 미술상은 미술관의 홍보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실험적인 현대미술의 제정 배경은 1946년 예술지원 비정부기관인 대영예술진흥원(ACGB)이 설립되면서 예술에 대한 공적지원의 제도화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당시 규칙은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었다. 국내 문화예술에도 많이 회자되는 이 말의 의미는 정부기관과 예술기관과의 거리를 팔 길이 정도로 유지해 독립적 운영을 위한 '거리'로 문화예술지원에 권력의 간섭을 막기 위한 의미다. 이 '팔 길이 원칙'이 지켜질 때 상과 벌의 관계 정립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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