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북부내륙 26일 밤사이 우박 쏟아져…수확기 농작물 피해 잇따라

영주·봉화·예천·청송에서 10분 간 지름 1~2㎝ 우박…사과, 배추 등 수확 앞둔 농작물 피해

권기창 안동시장은 27일 녹전면 우박 피해 농가를 방문해 농업인을 위로하고 피해 상황을 점검하며 신속한 대책을 주문했다. 안동시 제공
권기창 안동시장은 27일 녹전면 우박 피해 농가를 방문해 농업인을 위로하고 피해 상황을 점검하며 신속한 대책을 주문했다. 안동시 제공
영주시 휴천동의 한 주차장에 우박이 내려 쌓이고 있다. 마경대 기자
영주시 휴천동의 한 주차장에 우박이 내려 쌓이고 있다. 마경대 기자

영주와 안동, 봉화, 예천, 청송 등 경북 북부 내륙에 우박이 쏟아져 수확기 농가에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26일 오후 경북 곳곳에서는 천둥, 번개와 함께 지름 1~2㎝ 우박이 쏟아졌다. 지역별로는 이날 오후 7시 50분부터 영주와 예천 일부지역에, 오후 8시 20분쯤 안동·청송에, 오후 9시부터 10~20분간 봉화와 영양지역에 각각 우박이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안동에서는 북후·임동·예안·도산·녹전면 일대 672농가 447㏊ 면적의 피해가 나왔다.

영주에서는 봉현·부석면과 풍기읍 등 시가지 전역에 우박이 내려 수확을 앞둔 사과농가 500곳 400㏊, 배추농가 50곳 30㏊ 등이 피해를 입었다. 봉화에서는 봉화읍과 봉성·명호면 등지 사과농장 3㏊가 피해를 입었다.

청송에서는 영양과 접한 북부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진보면 세장리와 시량·부곡리 등 50여 가구, 30㏊ 정도가 피해를 입었다. 영양군에서는 6개 읍·면에 동시 다발적으로 5분가량 우박이 내려 사과원 150㏊와 배추밭 20㏊에 피해를 입었다. 특히 석보면에서는 지름 2㎝의 큰 우박이 떨어져 피해가 컸다

26일 내린 우박을 청송지역 한 농민이 들어 보이는 모습. 청송군 제공
26일 내린 우박을 청송지역 한 농민이 들어 보이는 모습. 청송군 제공
우박을 맞은 청송사과가 성인 손톱만큼 자국이 난 모습. 독자 제공
우박을 맞은 청송사과가 성인 손톱만큼 자국이 난 모습. 독자 제공
영주시 장수면 배추 재배농 김보현 씨가 구멍이 숭숭난 김장 배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마경대 기자
영주시 장수면 배추 재배농 김보현 씨가 구멍이 숭숭난 김장 배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마경대 기자

농민들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자연재해가 연말까지 농사를 망치고 있다며 울상짓고 있다.

영주 장수면 배추 재배 농민 김보현(48) 씨는 "출하 직전인 김장 배추가 모두 못쓰게 생겼다. 냉해와 폭우로 인해 가을 농사에 기대를 걸었는데 이마저 모두 망가졌다"고 말했다.

안동 한 농민도 "출하를 앞두고 따놓은 사과는 윗부분만 피해를 입어 일부만 버리면 되는데, 아직 수확하지 않은 사과는 너무 많이 상해 모두 버릴 처지"라며 "냉해와 탄저병에 수확량이 줄었는데 남은 사과마저 망치니 앞길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26일 청송지역 한 농가에 우박이 쏟아진 모습. 청송군 제공
26일 청송지역 한 농가에 우박이 쏟아진 모습. 청송군 제공
영주의 한 과수원의 사과가 우박을 맞아 구멍이 나 있다. 영주시 제공
영주의 한 과수원의 사과가 우박을 맞아 구멍이 나 있다. 영주시 제공

경북도와 피해 시군은 이날 합동조사반을 꾸려 현장 조사에 나섰다. 조만간 농가 피해 규모를 파악해 복구 계획과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농약대 등 직접지원과 농축산경영자금 상환 연기 및 이자 감면, 재해대책 경영자금 등을 검토한다.

우박으로 인한 자연재해 경우 국비지원 기준(시군별 피해면적 30㏊ 이상)에 이르는 곳에는 정부 재난지원금이 주어진다. 기준에 미달한 곳에서는 기초단체별 자체 복구 예산을 수립한다.

지난 6월 경북 16개 시군에 2천800㏊ 규모 우박 피해가 발생하자 국비 59억9천만원, 도비 12억7천만원, 시군비 13억원의 재난지원금이 나온 바 있다.

경북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우박 피해는 통상 2~3일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정확한 피해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며 "현재도 계속 피해가 접수되는 상황이라 조사가 끝나면 피해 규모와 농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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