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기차 수요 둔화에 미국 완성차 업계 속도조절...K배터리 업계 영향 촉각

테슬라 3분기 '어닝 쇼크' GM·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생산 및 투자 계획 수정
LG엔솔·삼성SDI 중장기적 관점 경쟁력 강화 전략...대규모 물량 수주 성장 지속 전망

지난 19~21일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지난 19~21일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 참가한 삼성SDI의 부스 전경. 연합뉴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투자·생산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국내 2차전지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완성차 시장 업황이 부진할 경우 한국 배터리 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전략 수정을 통한 동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수요 부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전기차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예상 수익 규모 축소와 신규 생산공장 설립 일정도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기차 산업을 선도하는 테슬라의 '어닝쇼크(실적 충격)'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주 2차전지 관련 종목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역시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고 있다. GM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한다는 당초 계획을 폐기했고, 포드의 경우 SK온 합작한 켄터키 2공장 가동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미국 완성차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둔 국내 배터리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달성했으나 4분기 실적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4분기 매출 성장 폭은 3분기 대비 줄고, 내년 수요는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 역시 지난 26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단기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중장기 전기차 수요 성장세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제품 경쟁력 강화, 스마트팩토리 추진, 밸류체인(가치사슬) 확보 등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로부터 연이어 규모가 큰 공급 물량 수주를 확보하고 있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국면을 큰 어려움 없이 통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와 수요 위축,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사업 속도 조절, 미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이 배터리 업계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여전히 친환경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추진 의지가 여전히 전기차·배터리 시장 성장세 지속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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