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열흘 넘게 계속되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퀸즐랜드주 소방 당국은 지난 열흘 동안 주 전역에서 90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카나번 국립공원과 밴대나 주립숲 등 80곳에서는 이날 오전까지도 불이 계속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화재로 지금까지 주민 2명이 숨졌으며 50채가 넘는 가옥이 불에 탔다. 주민 수백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200㎢가 넘는 산림이 불탔다.
퀸즐랜드주는 77개 지역 중 64개 지역에서 '전면 발화 금지령(total fire ban)'을 내렸다. 전면 발화 금지령이 내려진 곳은 개방된 공간에서 불 피우는 것이 금지된다.
퀸즐랜드주 소방 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밤새 봉쇄선을 구축하는 등 확산을 막고 있지만 이날도 기온이 최고 37도까지 올라가고 시속 40㎞의 돌풍이 불면서 불은 더 번지고 있다.
호주 전역에서 소방 및 구호대원들이 투입되고 있지만 화재가 계속되면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퀸즐랜드주 소방 당국은 이웃 뉴질랜드에도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퀸즐랜드주와 마주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북부지역에서도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주 전역에서 600명이 넘는 소방대원이 투입돼 36건의 화재를 진압 중이다. 또 7개 지역에서 전면 발화 금지령이 내려졌다.
호주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건조하고 무더운 봄을 보내면서 산불도 계속되고 있다.
호주 기상청은 지금 같은 날씨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2019∼2020년 호주를 뒤덮었던 최악의 산불이 재현될 것을 우려한다.
당시 6개월 넘게 산불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약 2배 규모인 산림 18만6천㎢가 불에 탔고 33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호주 왕립위원회는 연기 흡입 등 간접 영향으로 사망한 사람이 445명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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