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안전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 대구 시내버스 기사가 흡연까지 하며 승객들을 30분 가량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오전 11시 50분쯤 수성구 국채보상로 대구 중앙고 인근을 지나던 한 시내버스가 갑자기 멈췄다. 고령의 여성 승객 A씨가 버스가 완전 정차하기 전 하차 준비를 하려고 일어선 게 발단이 됐다. 낙상 사고를 우려한 기사 B씨가 "거기서 일어서면 다친다"고 다소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강하게 경고했고, A씨가 욕설로 맞받아치자 B씨는 급정거를 했다. B씨는 "할머니 방금 뭐라 했어요"라며 A씨를 다그쳤고, A씨는 "혼잣말이다"며 맞섰다.
화를 삭이지 못한 B씨는 정류장이 아닌 갓길에 버스를 세운 채 2분 가량 흡연을 하고서 e다시 차량에 탑승했다. B씨는 흡연 후 버스에 올라서면서도 "다시는 그렇게 일어서지 말라"며 한마디를 덧붙였고, A씨 역시 맞대응하며 서로 언성이 높아졌다.
B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이 오기까지 하차하려는 A씨를 몸으로 막아서기도 했다. 고령의 A씨는 "내가 공짜로 버스 타니 무시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이 도착하고 상황이 정리된 후 버스가 다시 출발한 시각은 오후 12시 20분쯤이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실랑이가 길어지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B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고지했을 뿐 승객들에게 추가적으로 양해를 구하거나 적절한 안내는 없었고 그동안 고성이 계속 오갔다.
B씨는 회사가 사건 경위를 확인하려 나서자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발뺌하다 뒤늦게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B씨는 "차를 세운 건 욕설을 듣고 다리가 떨려 버스를 운행하기 힘들어서 그랬다"며 "승객분 연락처를 구해 사과했고 또 받아주셨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고 불편을 겪으신 다른 승객분들께도 죄송하다"고 했다.
최재원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기사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어르신 등 승객에게 불편이 없도록 친절 및 안전운행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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