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젊어. 중국인 평균 수명이 78세라는데 (68세로) 그렇게 일찍…"
"우리 같은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에겐 괜찮은 사람이었어"
2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시 서쪽 지하철 위취안루역 근처 네거리.
육교 아래에 서 있던 중국 노인 두 사람이 교차로를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이런 대화를 나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7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별세한 고(故)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화장(火葬)을 이날 엄수했다.
구체적인 장례 일정과 장소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간 고위급 인사 영결식 행사가 열렸던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 인근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바바오산 혁명공원 인근의 통행이 통제되자 시민들은 바로 옆 지하철역인 위취안루역 교차로에 모였다.
교차로 네 귀퉁이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은 200명을 훌쩍 넘겼다. 평일 오전이어서인지 대부분 중·노년이었다.
한 시민은 언제 장례 행렬이 지나갈지 모르겠다며 "뉴스에는 이런 게 안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 사이사이엔 공안으로 보이는 사복 차림 남성들이 수 십명 퍼진 채 바쁘게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무전기가 쉴 새 없이 울렸고, 가슴팍에 달린 카메라는 교차로 모습을 계속해서 찍었다.
이들은 육교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을 제지하는가 하면 젊은 남녀 한 쌍이 거리를 촬영하자 휴대전화를 받아 검사하기도 했다.
위취안루역에 닿기 전 먼저 지나친 톈안먼(天安門) 광장 주변 경계는 한층 삼엄했다.
지하철 1호선 톈안먼동·톈안먼서역이 모두 폐쇄돼 열차는 무정차 통과했고, 광장 근처에서 행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초소와 절차가 모두 평소보다 늘어나 인근 3∼4㎞ 곳곳에 검문·검색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생겼다.
톈안먼광장 앞 왕복 12차로 창안대로(長安街)를 지나는 시내버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거의 없었다.
버스는 요인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훙치(紅旗) 세단들을 먼저 보내느라 톈안먼 근처에서 30분가량을 그대로 멈춰있어야 하기도 했다.
톈안먼광장에 게양된 조기 앞을 지나는 순간이 되자 버스 안은 갑자기 분주해졌다. 승객들이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조기를 찍었기 때문이다.
모자를 눌러쓴 한 중년 남성은 동영상으로 찍은 톈안먼광장과 조기를 한참 본 뒤 메신저 채팅방에 공유했다.
이날 베이징의 핵심 도로를 지나며 본 건물들 중 일부 기업 사옥에 조기가 내걸린 점도 눈에 띄었다.
앞서 중국 당국은 화장 당일 톈안먼과 신화문(중난하이 정문), 인민대회당, 외교부, 홍콩, 마카오, 해외 대사관 등에 조기를 게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관총서(관세청)나 상무부 등 중앙정부 본청은 조기를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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