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끊이지 않는 검사 출신 전략공천설, 대통령실이 정리해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일 "당 혁신위원회(위원장 인요한)에서 '대통령실 (출신)과 검사 출신은 전략공천을 배제한다. 무조건 경선한다'는 발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며칠 전에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검사 출신의 영남 지역 공천 가능성에 대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인 위원장과 하 의원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총선을 1년 이상 앞둔 지난 2, 3월부터 '검사 출신 수십 명 출마설' '검사 출신 영남 지역 전략공천설'이 떠돌았다. 급기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월 "검사 전략공천은 괴담, 그런 일은 자신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검사 출신 전략공천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를 '검찰 공화국'으로 몰아세우는 야당의 공세는 지금도 심하다. 야당의 공세가 먹히는 것은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을 많이 기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인사 라인, 내각, 금융감독원 등에 검사 출신이나 검찰 출신 공무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모두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검찰 공화국'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마당에 내년 총선에 검사 출신을 대거 공천하거나, 승리가 확실시되는 지역에 검사 출신을 전략공천할 경우 '검찰 독재' 프레임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윤 정부가 각종 개혁을 추진하자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 여당이 국정 운영을 잘해야 한다. 하지만 국정 운영을 잘하더라도 공천 과정의 파열음이 일정 수준을 넘거나, 검찰 출신 대거 공천으로 흐른다면 총선 패배는 불 보듯 뻔하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대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천 과정에서 '친박 공천 갈등'이 격화되면서 대패했다. 국민의힘이 2024년 총선에서 2016년과 같은 공천 파행을 겪는다면 2016년 총선과 같은 결과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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