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통령에게 ‘그만두라’ ‘노 룩 악수’, 민주당 의원들의 저열한 수준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무례(無禮)에 대해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툭하면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해 온 초선 김용민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그만두세요'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개딸(강성 지지층)한테 이뻐 보이려고 (한 일)"라고 했다. '팬덤'에 대한 아부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해석'은 김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그만두세요'라고 말했다고 굳이 SNS를 통해 주장한 것을 보면 수긍이 간다. 김 의원이 정말로 그렇게 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는 게 김 의원 주변에 있던 의원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2일 방송에 나와 그렇게 말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나 이렇게 하고 있으니 알아주세요'라는 소리다.

의원들의 무례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초선 이형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악수를 청하자 쳐다보지 않고 손만 슬쩍 잡는 '노 룩 악수'를 했다.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이 두 번이나 쳐다봤지만 윤 대통령을 보지 않았다. 몰상식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일반인도 웬만해서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

이들이 왜 그랬는지는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반응을 보면 짐작이 간다. 악수를 거부하거나 등을 돌린 의원들에 대해 "최고다" "너무 멋지잖아"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런 격찬에 윤 대통령에게 무례를 범한 의원들은 흐뭇해할 것이다. 반면 이원욱·박용진·신현영 등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한 의원들은 욕을 얻어먹었다.

이런 장면들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말해 준다. 합리적인 토론과 경쟁으로 정치적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강성 지지층에게 아부해 정치적 이득을 도모하는 타락한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최재성 전 의원은 김 의원의 '그만두세요' 주장에 대해 "매우 저열하다"고 비판했다. '저열'한 게 김 의원만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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