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아트페어와 청년미술프로젝트

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

코로나19 이전의 국내 미술시장은 최고의 절정기였다. 아트페어에는 마치 영화나 드라마 캐릭터처럼 미술작가로 분한 연예인의 그림이 전시되고 또 유명 연예인의 컬렉션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슈였다. 전국의 국공립 및 시립 미술관 역시 스타 연예인이 다녀가면 미술 순례길이 생겨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품의 질적 수준이나 평가를 거칠 시간적 여유도 없이 기존의 갤러리 전시와 아트페어 그리고 옥션이라는 역할의 간격이 사라졌다.

경제성장으로 미술품 수요가 많아지면서 미술 시장의 호황은 크고 작은 아트페어를 양산했다. 짧은 시간 이윤을 창출하려는 세력이 가세하면서 아트페어와 옥션의 거래량 증가는 온·오프라인 미술 투자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미술시장이 주춤해지면서 자정작용을 한 부분도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서울에서 열린 키아프와 프리즈의 동시 오픈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미술품에 대한 투자 열기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아트페어에서 특정작품이 인기가 많아지면 유행처럼 같은 작품을 원한다. 이러한 소비 욕구는 갤러리도 컬렉터도 유사성의 재생산으로 미술과 미술시장의 순기능을 역행하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창작과 감상의 선순환을 저해하는 요인이자 자기복제를 통한 수요와 공급의 가치만을 작동시키는 이유가 된다.

2023년 11월 2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대구국제아트페어(Diaf)가 오픈했다. 16회를 맞은 올해 디아프에는 해외 6개국을 포함, 116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아트페어의 열기나 갤러리 수와 작품에서 서울에 비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디아프는 부스전 이외에 부대행사와 특별전을 비롯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균형 발전을 위해 청년미술프로젝트와 함께 오픈했다.

대구시는 2009년부터 아트스퀘어 조직위를 구성해 미술의 활성화를 위한 청년작가 육성과 미술시장의 균형 발전을 위해 40세 미만 청년작가 프로젝트와 대구의 아트페어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시의 지원은 지역의 미술과 미술시장의 순환 관계를 만들어 왔다. 특히 청년미술프로젝트는 아트페어와 같은 시기와 장소에서 진행되면서 시의 지원 목표였던 균형 발전을 보여주고자 노력해 왔다. 미술의 일차적인 가치는 소유가 아니라 감상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대 감성에 맞는 청년미술프로젝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감성생태와 환경생태의 선순환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래 비전과 균형 발전을 이루는 도시로 거듭 새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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