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좋아야 좋은 소리가 납니다. 단원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겠습니다."
지난달 27일 수개월간 공석이었던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의 자리에 백진현 지휘자가 앉았다. 그는 앞으로 2년 동안 대구시향을 책임지고 이끌게 된다.
백 지휘자는 "귀향(歸鄕)한 것 같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87년 20대 중반의 나이로 대구시향에서 처음으로 음악인으로서의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수십 년간 여러 지역에 있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언젠가 돌아오고 싶었던, 그리고 언젠가 내가 살 곳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다만 시민들이 어떤 눈으로 봐주실 까 궁금하다"고 했다.
백 지휘자는 "단원들과의 원만한 관계는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훌륭한 실력이다"며 "단원들과 소통하며, 섬세하게 터치할 것이다. 음악으로 그들과 소통할 것이다.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대구시향의 지휘자와 단원들이 할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향은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로 10일 예정된 제499회 정기연주회 준비에 한창이다. 이날 공연은 백 지휘자의 대구시향 데뷔무대이기도 하다. 이어 24일에는 제500회 정기연주회도 예정돼 있다. 위촉된 후 1개월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잇따라 큰 공연을 치뤄야 한다.
이에 백 지휘자는 "바쁘지만, 설레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평생을 여기에 몸담았는데, 이런 기회가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10일 공연에는 서정적인 곡과 웅장한 곡을 대비해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우리는 영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0회 정기연주회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500회 정기연주회는 내년 대구시향 60주년을 미리 기념하는 공연이라 무척 특별하다. 그에 걸맞게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백건우 선생님을 모실 예정이며, 홀스트·모차르트·부르크너의 곡들을 통해 '자랑스러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백 지휘자는 인터뷰 내내 '다양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대구시향은 시민들이 좋은 음악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요. 그래서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음악가의 곡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여러 시리즈 공연, 음악가 탄생·서거 기념 음악회 등도 구상하고 있어요. 매니아들만 찾는 대구시향이 아니라, 많은 시민에게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대구시향이 되겠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부족하더라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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