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역사의 대구여성영화제가 본격 막을 올렸다. 올해 영화제는 운영난으로 잠정 중단됐다 가까스로 부활한 만큼 개막식부터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어려움 속 재개한 영화제…
2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롯네시마 프리미엄 만경관에서 '2023 대구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TV프로그램 '방구석 1열' 등에 출연한 변영주 감독이 사회를 맡은 개막식에서는 축사와 더불어 여성영화제를 위해 상영관을 무료로 내준 임헌정 ㈜지원 대표에 대한 감사패 전달이 진행됐다.
변영주 감독은 "대구여성영화제는 구박 받는 막내 동생 같은 느낌이다. 그동안 워낙 힘겹게 영화제를 운영해왔으니 안쓰럽기도 하다"라며 "그럼에도 주저함없이 영화제가 지속성을 가지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여성영화제는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영화를 해석하고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 11년간 개최됐다. 그러나 올해는 운영난으로 잠정 중단됐다가 지난 6월 계명대 여성학연구소가 영화제 운영을 맡으며 가까스로 부활했다.
지난해까지 영화제 운영을 맡아온 대구풀뿌리여성연대는 개막식에서 영화제 재개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이정선 대구풀뿌리여성연대 대표는 "11년 동안 영화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덕분에 견뎠고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라며 "새 보금자리를 찾은 대구여성영화제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고 했다.
◆이튿날 본격 상영 시작
영화제 이튿날인 3일부터는 본격 12편의 단편영화 섹션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이날은 여성의 나이듦과 다양성을 주제로 한 단편섹션 6편이 상영됐다.
3일 오전 11시 영화관 스크린에 오른 작품은 단편 섹션 1 '여성의 나이듦에 대하여' 세 작품. 유지민 감독의 '정옥', 이채현 감독의 '순이', 오재형‧임영희 감독의 '양림동 소녀'다.
'정옥'은 완경을 맞이해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는 정옥이 소녀에게 생리대를 거래하면서 동행하는 이야기를 담았고 '순이'는 세 가족의 가장이 52세 갱년기 여성 순이가 바르스타 자격증 과정에 등록하게 되면서 아내나 엄마가 아닌 온전한 순이로서의 새로운 감각을 마주하는 스토리를 담아냈다.
'양림동 소녀'는 엄마(임영희 감독)가 직접 그린 그림들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소녀시절부터 노년에 이른 지금까지 그녀의 삶에서 벌어진 다양한 사건들을 구술하는 독특한 생애사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상영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양희 여성노인 연구자(계명대 사회학과 여성학전공 박사과정)는 "'양림동 소녀'는 여성 노인에 대한 기록이 굉장히 찾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영화화로 만들어진 케이스라 신선했다. 해당 영화도 감독의 아드님에 의해 완성된 작품이란점에서 기존 틀을 무너트렸다고 볼 수 있다"라며 "여성에 대한 접근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평했다.
관객 역시 세 편의 영화에 대해 "모든 여성이 겪는 감정을 잘 담아내 공감이 갔다", "영화 속 '새로운 출발'이라는 단어가 뜻깊게 다가왔다", "이 영화를 지역의 많은 여성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대구여성영화제는 4일까지 진행된다. 4일에는 'K-여성 잔혹사',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를 주제로 한 단편섹션 6편과 임신을 주제로 한 단편초청작 대구 MBC다큐펜터리 '한국 첫 여성영화감독, 박남옥'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 이숙경 서울국제영성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감정원 감독이 패널로 참여해 한국 사회와 대구지역의 여성영화인의 현실에 대해 기획 토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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