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최서원 명예훼손’ 기소 안민석, 철저히 대가 치러야

검찰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안 의원은 최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라는 의혹이 제기되던 2016년부터 방송에 출연해 "독일 검찰이 독일 내 최순실 재산을 추적 중인데 돈 세탁 규모가 수조 원대"라는 주장을 이어왔다. 이것이 허위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안 의원은 또 "최 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돈을 빼돌린 기업은 독일에서만 수백 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최 씨가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회장을 만나 무기 계약을 몰아줬다"며 최 씨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관여 의혹을 제기했고, "스위스 비밀 계좌에 입금된 국내 기업의 돈이 최 씨와 연관돼 있다"는 발언도 했다.

경찰은 이런 발언들 모두 허위로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국정 농단의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최순실의 손을 들어준 것" "총선을 앞둔 정치적 기소"라고 했을 뿐 사안의 핵심인 문제 발언들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를 두고 검경 수사에서 혐의가 확실하게 확인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안 의원의 허위 사실 유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말을 빌리자면 '병'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부인과 최 씨가 아는 사이라고 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최재형 의원의 증조부와 조부에 대해 친일 의혹을 제시했다가 최 의원으로부터 '허언증이 도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장자연 배우에 대한 거짓 증언과 기부금 유용 의혹으로 캐나다로 도피한 윤지오 씨를 공익 제보자로 둔갑시키고 후원회장까지 맡았지만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마약 수사가 '정권의 기획'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렇게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 뉴스 생산 유포는 김의겸 등 민주당의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단호히 책임을 묻지 않으니 이러는 것이다. 이런 무책임의 악순환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최서원 씨 관련 허위 사실 유포 재판이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 철저히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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