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 전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지만, 정작 가사에는 한국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6일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디지털 차트 톱 400에 오른 걸그룹 음원 가사 중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상반기 대비 18.9% 포인트 증가한 41.3%로 나타났다. 보이그룹의 경우 2018년 동기 대비 5.6% 포인트 증가한 24.3%를 기록했다.
그룹별로는 (여자)아이들의 올 상반기 노래가 가장 많은 영어 가사 비중(53.6%)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르세라핌(50.6%) ▷블랙핑크(50%) ▷엔믹스(49.3%) ▷뉴진스(48.4%) 등의 순이다. 가장 많이 표현된 영어 가사는 아이(I), 유(You), 라이크(Like), 러브(love) 등이었다.
K팝 영어 사용이 늘어난 데에는 내수 중심의 아이돌 시장이 해외로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BTS, 블랙핑크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뒤 K팝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글로벌 팬층이 두터워진 것이다. 지난 3일 공식 솔로 앨범 '골든'을 발매한 BTS의 정국이나 지난달 '유 앤 미'를 부른 제니 모두 영어 가사를 사용했다. 해외 팬이 많은 그룹일수록 영어 가사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어에 대한 국내 음원소비시장 분위기도 '영어가사 K팝' 열풍에 일정 부분 작용했다. 아이돌 그룹의 주된 팬층이 1020세대들은 영어 가사가 이미 익숙한 데다 거부감이 없으면서 영어 사용이 관대해진 것이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블랙핑크의 글로벌 성공 이후 내수 중심의 걸그룹 시장이 해외로 확대되며 영어 사용 비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로 K팝 제작에 참여하는 해외 작곡자들도 대거 늘면서 곡 제작에 나서는 인원수도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K팝 1곡 제작에 참여한 인원은 작사 3.9명, 작곡 4.8명, 편곡 2.2명으로 2018년 동기 대비 각각 1명, 1.4명, 0.5명씩 늘었다.
다만 영어가 넘쳐나는 K팝에 대한 거부의 시선도 있다. 특히 영어로 된 가사 대부분이 서사를 담았다기보다는 사랑과 관련된 주제가 대부분이면서 자칫 K팝 가수들 음원의 특색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음악계 관계자는 "1020세대들이 영어 가사를 무작정 따라 부르는데 정작 가사 의미를 파헤쳐보면 선정적인 의미도 상당하다"며 "영어 남발이 많아지면서 도대체 이 노래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난해한 경우도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좋지만 K팝만의 특징을 잃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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