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두통·어지럼, 폐쇄수면무호흡증 환자에 흔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 받아야

신대섭 순천향대 구미병원 신경과 교수
신대섭 순천향대 구미병원 신경과 교수

수면무호흡증은 전 인구의 약 3~5%에서 발생하는 흔한 수면장애다. 잠에 들면 목 안쪽에 있는 근육에 힘이 빠지면서 기도가 완전 또는 부분적으로 막히게 된다. 보통 같이 잠을 자는 배우자가 환자의 코골이나 무호흡을 보고 환자를 병원에 데려오는 경우가 많고 환자 대부분은 자면서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오히려 주간에 증상을 느끼는데,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에 자주 졸거나 피곤하며 자고 일어나도 개운함을 느끼지 못한다.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수면장애를 의심할 수 있는 특이 증상을 가지고 병원에 방문하기도 하지만 두통이나 어지럼과 같은 비특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두통은 15~60%로 흔하며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을 호소하는 만성 두통 환자에서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이 7배가량 높았다는 연구도 있다.

어지럼은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대표적으로 알려진 증상은 아니지만, 다수의 환자에게서 어지럼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산소 부족으로 인해 전정기관이 손상되고 자율신경계와 중추신경계에 변화가 나타나 어지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통과 어지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적어도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나, 환자들이 치료에 대해 불만이 가장 많은 질환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도 많은 환자들이 원인을 알고자 MRI, 전정기능검사 등 고가의 검사를 시행함에도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고 약물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즉 많은 두통, 어지럼 환자에게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두통이나 어지럼이 있으면서 빈번한 코골이, 수면무호흡, 주간 졸림, 수면 중 자주 깨는 경우 등 수면과 연관된 증상이 동반된다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단순히 두통, 어지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심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3~4배 이상 증가하며 당뇨병과 인지기능 저하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양압기 치료를 하면 뇌·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효과가 있어, 미국 수면학회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양압기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양압기는 기계 본체, 마스크, 기계와 마스크를 연결하는 호스로 이루어져 있다. 기계에서 발생한 공기 압력이 마스크를 통해 코와 상부 기도로 들어가 상부 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는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 치료법이다. 코에 쓰는 마스크를 잠을 잘 때 착용하고 아침에 깨어나면 벗게 되는데, 치료 성공률은 90% 이상으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가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듯이 좋은 수면 역시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코골이, 무호흡, 주간 졸림이나 피로 또는 해결되지 않는 두통, 어지럼 등이 있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하고 신경과 전문의에게 문의하고 진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신대섭 순천향대 구미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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