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경상북도에 속했던 군위군이 대구광역시 군위군 시대를 맞았다.
2020년 7월 군위군이 대구시 편입을 전제로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에 대구경북신공항을 짓고자 출발한 지 3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대구시 면적은 기존 885㎢에 군위군 면적 614㎢를 더한 1천499㎢가 됐다. 서울(605㎢)의 2.5배에다 인천(1천66㎢), 울산(1천62㎢), 부산(770㎢)보다도 월등히 큰 전국 특별·광역시 1위다.
군위군은 도시 근교의 농업 도시다. 1읍, 7개 면, 2만3천219명의 시민이 6천876㏊의 경지를 갖고 있다.
그중 2천601㏊에서 식량작물인 벼, 잡곡, 맥·서류를 1만3천620톤(t) 생산한다. 또 마늘, 자두, 양파, 오이, 황금배, 토마토, 가지, 파프리카를 농민 2천69명이 888.6㏊에서 3만2천16t을 생산한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군은 단군신화 속 마늘을 스토리텔링한 웅녀마늘 재배로도 유명하다. 군위군은 농촌진흥청이 육성해 알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홍산마늘을 대대적으로 보급해 2020년 대한민국 품종상(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듯 오래도록 도시 근교 농업을 해 왔던 군위가 대구에 편입되면서 군위 농업 굴기(崛起)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지난 6월 대구시는 군위군 굴기를 위한 초석 8가지를 발표하면서 "농정 규모 확대에 따른 통합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굴기를 위해 군위 농업 굴기도 선언했다. 굴기(崛起)란 '벌떡 일어섬'을 뜻한다. 군위 농업을 새롭게 벌떡 일으킨다는 말이다. 농업인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근본 사상을 엿볼 수 있기에 홍 시장의 농업 사랑이 참 고맙다.
필자는 지난해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농업 대전환을 위한 국가 농업테크노파크를 만들겠다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경북농업기술원장으로 함께 일했다. 지난 36년간 농촌진흥청,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연구·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군위 농업 굴기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도시 근교 농업 조성이다. 도시농업으로 성장하려면 친환경·정밀·과학 농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축 순환농업, 친환경 무농약 재배단지, 농축산 스마트팜이 필수다.
둘째, 첨단농업밸리 조성이다. 전통적인 농업 도시인 군위군이 첨단 농산업으로 전환해 신공항 농생명 도시로 발전하려면 첨단농업밸리를 조성해야 한다. 최근 대구시에서도 첨단농업밸리를 위해 ABB(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를 융복합하는 등 신공항과 연계성을 강조했다.
셋째, 푸드테크 인프라 조성이다. 신공항 개통에 따른 대구경북 농업의 세계화를 위해 첨단 농업, 수출 농업을 위한 지역-기업-대학-농업기술원 등 연구기관은 첨단 농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김진열 군위군수도 군위군이 풍부한 농업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전통 농업에서 첨단 농산업으로 반드시 굴기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시 편입으로 군위 농업 굴기의 철학과 정책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선녀가 옷을 지은 듯 흠잡을 곳이 없는 경지를 뜻하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말을 머지않아 군위 농업 굴기에서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확신해 본다.
신용습 영남대 겸임교수(전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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